기존 고액 연봉은 재벌 오너들이나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과 같은 스타 경영인에게서 나왔지만 스톡옵션과 높은 급여로 벤처 임원들이 상위 연봉 수령자에 대다수 올라갔다.
벤처기업 중 임원들에게 가장 많은 돈을 준 곳은 위메이드다.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900억원대인 위메이드는 등기임원 3명에게만 90억원이 넘는 보수를 제공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받은 사람은 이 회사 창업 멤버 중 한 명인 유기덕 부사장이다. 3분기까지 급여 2억6100만원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까지 51억9600만원을 챙겨 총 54억5700만원을 받았다. 김남철 전 대표도 스톡옵션 행사로 26억원을 받아갔다. 박관호 의장은 스톡옵션이나 퇴직금 없이 순수 월급으로만 8억9900만원을 받았다. 임원 보수규정에 따라서 근로소득으로 월 1억원을 받기로 돼 있어서다.
같은 게임회사인 컴투스의 송병준 대표 역시 3분기까지 총 11억6500만원을 회사에서 수령했다. 성공한 벤처기업가의 대명사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18억원을 받아 오히려 명성에 비해 받은 보수는 적었다. 대표가 아니더라도 황인준 네이버 이사(13억원)와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이사(12억원)도 올 3분기까지 높은 보수를 받았다.
높은 퇴직금도 벤처 임원들 주머니를 두껍게 했다. 전세호 심텍홀딩스 전 회장은 7월 퇴직하면서 퇴직금 45억5400만원을 받아 지난 상반기 급여 4억5000만원을 포함해 총 50억6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철강제조업 디씨엠의 정연택 회장은 연봉제로 전환하면서 정산한 퇴직금 41억5700만원을 포함해 총 44억원을 회사에서 받아갔다. STS반도체는 6월 워크아웃 신청을 했지만 홍석규 전 대표는 퇴직금 24억7000만원, 근로소득 7억2000만원을 받아 총 32억원의 보수를 챙겼다.
중견 및 벤처기업의 높은 연봉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나뉜다. 먼저 CEO와 직원 간의 과도한 연봉 차이는 직원들의 근로의욕을 꺾는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부터 상장사의 임원 연봉이 공개 되고 대기업에서 임원들과 직원 간의 연봉 격차가 평균 36배 정도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꾸준히 나온 지적들이다. 특히 벤처기업의 개발자들이 받는 연봉이 대략 5000만~1억원인 상황에서 월급으로만 1억원이 넘는 몫을 가져가는 경영진에 대해서는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다.
기업이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높은 보수를 타 가는 경영진에 대해서도 문제제기가 꾸준히 있었다. 가령 위메이드의 경우에도 지난해 3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40억원(컨센서스) 정도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영진이 스톡옵션을 비롯해 너무 많은 보수를 챙겨가는 것에
반면 높은 보수는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창업의 성공확률은 2% 정도라고 하는데 그 리스크를 짊어지는 경영자에겐 마땅히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창업자들이 가져가는 높은 보수가 창업 열기를 고취시켰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