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코스닥 연예기획사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는 중국 거대 민영 기업인 쑤닝유니버설미디어에서 336억9000만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공시했다. 에프엔씨엔터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쑤닝유니버설미디어에서 운영자금을 받는 형태다. 이 회사는 '국민 MC' 유재석과 씨엔블루 FT아일랜드 AOA 등을 거느린 대형 연예기획사로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쑤닝의 한국 기업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6월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한 애니메이션 '넛잡' 제작 업체 레드로버의 지분 20.1%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번 투자가 예사롭지 않은 것은 지속적으로 한류 콘텐츠 분야에 대해 투자 의지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쑤닝유니버설미디어는 중국 최대 민영 기업인 쑤닝그룹에 속한 회사로 유통,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도 진행하는 만큼 한류 콘텐츠를 활용해 중국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쑤닝 등 중국 자본의 집중 공략 대상은 우리나라 콘텐츠 업체다.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에서만 10여 곳 기업의 경영권이 중국 자본에 넘어갔거나 넘어갈 예정이다. 업종은 주로 IT 유통 콘텐츠 헬스케어 등 한류 콘텐츠 관련 업종에 몰려 있다. 또 단순 합작이나 지분 투자 수준을 넘어 경영권 자체를 인수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최근 최대주주 SG인베스트먼트, 중국 현지 위성방송 채널과 함께 1000억원 규모 영상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초록뱀미디어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 완료로 최대주주가 주나인터내셔널에서 홍콩 DMG그룹으로 변경됐다. 이런 현상은 엔터테인먼트 분야뿐 아니라 게임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부터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넷마블게임즈(5300억원) 카카오(720억원) 파티게임즈(200억원) 카본아이드(100억원) 등 게임 기업에 투자했다.
중국 자본의 과감한 투자 배경으로는 중국 본토 최대 경제 문제 중 하나인 과잉생산을 꼽을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투자자에게 보조금 지급 등 각종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또 중국의 산업 정책이 변한 것도 이런 움직임을 자극하는 촉매제 구실을 하고 있다. 과거 중국의 정책은 고정자산 투자에 집중돼 있었지만 인터넷 산업 등으로 빠르게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에서 고정자산 투자는 성장률이 꺾인 산업"이라며 "2015년 양회에서 리커창 총리가 언급한 인터넷, 콘텐츠 관련 산업으로 산업지형이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콘텐츠 분야에서 중국과 한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 분야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중국 내에서 드라마 영화 게임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