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메리츠화재 ◆
메리츠화재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1년 이후 매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주가도 1만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실적 개선을 위한 돌파구가 필요하던 시점인 지난 3월 김용범 전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이 취임했다. 그는 취임 직후 희망퇴직을 실시해 조직을 효율화했다. 또 보험업의 핵심인 언더라이팅을 강화해 유지율과 손해율을 개선하는 쇄신 작업에 나섰다. 김 사장은 대한생명, 삼성화재, 삼성투신운용, 삼성증권 등에서 투자 분석과 채권 운용을 주로 담당했던 자산운용 전문가다. 직전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때도 최악인 업황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구조조정과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해 영업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취임 6개월을 맞은 김용범호 메리츠화재는 순항 중이다. 이번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3% 증가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전년 동기 11.1%에서 올해 12.6%로 1.5%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 7월 메리츠화재 주가는 1만7150원으로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보험영업이익 적자세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부담이다. 지난 9월 누적 기준 보험영업이익은 -23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폭이 740억원 늘었다. 순사업비율은 전년 동기 20.1%에서 21.6%로 1.5%포인트 증가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희망퇴직으로 사업비가 500억원 정도 추가됐고, 신계약비 추가 상각분이 반영됐다"며 "반면 일반 관리비는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해율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타사보다 높은 편이다. 메리츠화재 올해 3분기 누적 경과손해율은 84.4%로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증가했는데,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은 감소했지만 장기보험 손해율은 증가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제도 개선으로 발생한 적립금을 올해 추가로 적립하면서 손해율이 증가했다"며 "전체 손해율은 점차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보험료도 최근 인상해 손해율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메리츠화재 매출 중 자동차 보험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3% 정도인데, 지난 9월 말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8.8% 올린 데 이어 이달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2.9% 인상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경과보험료는 3조9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특히 장기보험 유지율이 개선되고 있다. 13회차 보험료 납입자 기준 유지율(6개월 평균)은 올해 9월 말 기준 75.7%로 전년 말 71.5%보다 4.2%포인트 증가했다. 고객들이 보험을 중도 해지하지 않아 안정적으로 보험료 수입이 유지되고 있다는 얘기다.
메리츠화재는 보험영업 적자를 투자영업으로 상쇄했다. 메리츠화재 운용자산 투자이익률은 5.1%로 보험사 중 최고 수준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투자영업이익은 43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지난해 메리츠화재 배당성향은 35.5%로 현대해상(26%) 삼성화재(23%) 등보다 월등히 높았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작년에 시가배당률이 3.1%였다"며 "배당성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메리츠화재는 고평가됐다는 이유로 삼성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