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한국을 찾은 아드리안 모왓 JP모간 신흥국 수석전략가(사진)는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내년 원화 약세는 크지 않을 것이며 환율 변동에 따른 국내 기업 수혜 또한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왓 수석전략가는 신흥시장에 대한 전망과 트렌드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등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월가 거물 중 한 명이다.
그는 동석한 박정준 한국JP모간 리서치센터장과 함께 내년 한국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내년 상장사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5% 안팎 증가해 올해 유독 심했던 '불황형 흑자'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서도 수출주보다는 내수주가 투자하기에 적합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인 호황으로 돌아서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보험료 인상이 예상되는 보험 업종과 중국 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화장품 업종,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꾸준한 실적을 낼 수 있는 음식료 업종을 추천했다.
또 많은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들을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반면 철강 건설 조선 등은 피해야 할 업종으로 꼽았다. 국제 유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어 중동 지역 경기가 당분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글로벌 경기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가 내년 국내 증시에 모멘텀이 될 수 있는 요인으로 꼽은 것은 자사주 매입 등 주주 친화 정책이었다.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어려운 이상 주주 환원 정책이라도 신경 쓰는 기업들에 주주들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는 논리다.
박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 지급되는 연말 배당금과 하반기에 집중되는 자사주 매입이 한국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최근 상장사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주주 친화 정책이 외국인 관점에서 한국 증시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 인하 여부가 이슈인 국내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국내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디플레이션 염려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설명
[용환진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