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바이오업종 등 중소형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해 유명해진 '용감한 20·30대 대리·과장급 펀드매니저(일명 용과장)'들이 내년에도 질주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매일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리포트를 내서 컨센서스를 도출할 수 있는 코스닥 상장사 78곳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은 31%에 달했다. 컨센서스 도출이 가능한 코스피 상장사 184곳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16.2%)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가 실적임을 감안할 때 내년에도 코스닥 종목들이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삼성증권 고객들이 요즘 중소형 성장주에 투자하고 있다"며 "5년 전부터 싸다는 이유로 투자했던 대형주들이 계속해서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카카오 영업이익이 올해 951억원에서 1643억원으로 72.7%나 증가할 것으로 보여 투자자 관심을 끌고 있다. 조창옥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은 카카오가 준비한 과실을 수확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은 신규 사업을 위한 콘텐츠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2014년보다 52% 감소하겠지만 2016년부터 신규 사업 매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가 내년에도 그다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 둔화에도 힘을 낼 수 있는 종목들이 주로 코스닥에 포진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시총 상위종목과 코스닥 시총 상위종목을 비교해보면 두 시장에 대한 내년 전망을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며 "코스피 시총 상위종목들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경기에 민감한 종목들이 많아 글로벌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셀트리온 카카오 동서 등 코스닥 시총 상위종목들은 경기 둔화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으면서 선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과 일본 등 경기 부양책으로 풍부한 유동성 환경이 이어지면서 중소형주에 계속 자금이 흘러들어갈 것이라는 전망, 상반기 치솟았던 중소형 성장주 주가가 하반기 들어 충분히 조정을 받았다는 점도 내년 코스닥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다.
다만 실적에 따라 종목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종목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펀드매니저는 "실적에 따라 일부 중소형주는 신고가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지만 일부 종목은 조정을 받은 뒤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며 "요즘은 지난 3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4분기와 내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들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에서도 CJ E&M 등 미디어 업종과 셀트리온 메디톡스 등 화장품·제약 업종이 내년 증시를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 이민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J E&M은 웹예능 '신서유기' 등 디지털 전용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향후 디지털 광고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자회사인 넷마블게임즈도 '이데아' 등 게임이 흥행할 것으로 보여 전망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코스피 종목들은 올해처럼 매출이 줄고 이익만 증가하는 '불황형 흑자'가 나타나진 않겠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한요섭 팀장은 "코스피는 조선·철강·중공업 등 올해 대규모 적자 낸 기업들이 내년에 흑자전환할지가 관건인데 잇단 어닝쇼크로 신뢰감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