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밤 신촌 전철역을 지나 홍대 산울림극장을 향해 가다보면 작은 편의점이 불을 밝힌 길가가 이어진다. 썰렁해져버린 이 곳은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바다비 쌀롱’에서 열릴 인디밴드 공연을 기다리는 10대 후반~30대와 외국인들이 웅성웅성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하나의 풍경으로 자리잡았던 곳이다.
홍대 앞에서 11년 간 자리를 지키며 ‘10cm, 장재인, 갤럭시 익스프레스’등에게 데뷔 무대를 만들어줬던 라이브클럽 바다비쌀롱은 지난 달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델리스파이스·자우림·장기하와 얼굴들·국카스텐’ 등 내로라하는 실력파 밴드들이 앞다퉈 공연을 벌이던 ‘프리버드’도 문을 닫았다.
2주 전쯤인 지난달 25일에는 ‘디디다’가 셔터를 내렸고 내년 3월에는 ‘라일락’이 자리를 접는다. 요즘 상가 투자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개성·이야기가 있는 대학가’다. 권리금조차 없는 허름한 건물 지하에 세들어 인디 문화로 젊은이들을 발걸음을 끌어모으며 홍대를 인기 상권으로 만들었던 데는 이들 라이브클럽의 지분이 컸다. 하지만 이런 소규모 복합문화공간은 권리금·임대료 폭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떠나갈 처지에 놓였다. ‘이제 홍대가 먹자골목·화장품로드샵 ·싸구려 옷집으로 가득한 건대와 다를 게 뭐가있냐’는 말도 나온다.
디디다의 주인은 2000만원이던 보증금이 1000만원 더 오르고, 250만원이던 월세를 300만원 이상으로 올린다는 건물 주인의 말에 폐업을 결정했다. 인근에서 라이브클럽을 운영하는 A씨는 “공통적으로 손님 1인이 5000원의 입장료 겸 공연료를 내고 1인당 1잔 이상의 음료수를 시키는 식”이라며 “대부분이 아직 취업을 하지 않은 젊은 층이 찾는 곳이라 돈을 더 받을 수도 없고 임대료는 자꾸 오르니 장사를 하는 것이 손해”라고 말했다.
올 12월을 시작으로 스무 곳 남짓한 라이브클럽들이 4년 만에 대대적으로 ‘클럽데이’를 부활시키고 수익을 공유하는 협동조합 설립을 모색하는 등 나름의 자구책을 만드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대료 상승의 그늘은 쉽게 줄어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홍대에 중국인 관광객들까지 찾아오면서 건물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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