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저성장 시대 고객 선점을 위해 틈새시장을 겨냥한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법정 최고 이자율이 현재 연 34.9% 수준에서 27.9%로 가닥을 잡아 이자마진 축소가 불가피한 데다, 내년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출범하면서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 선점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가 향후 수익 창출과 연결되는 만큼 주력 사업뿐만 아니라 틈새시장 공략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동부저축은행은 최근 이종업종과 ‘짝짓기’를 통해 소액건축자금대출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 시장은 그동안 중·소규모 건축자금대출(PF)보다 작은 규모의 건축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에도 높은 신탁비용, 낮은 시공사 신용도 등으로 진출이 어려웠다. 공사 중 발생하는 문제의 90% 이상이 착공 전 준비단계에 원인이 있는데 계약 등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한 위험이 높아 시장 진출에 엄두를 못내 왔다.
하지만 동부저축은행은 지난 10월 건축플랫폼 업체(하우빌드)와 제휴해 중·소규모 건축주 대상 건축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현재의 상품 구조로는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하우빌드는 IT기반 건축 플랫폼 업체로 인터넷을 통한 공사비 정산과 용역 대금 안전거래방법에 대한 특허를 보유한 곳이다. 동부저축은행은 하우빌드의 공사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정보 비대칭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 우발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부저축은행은 이 상품을 이용해 단기간에 고수익을 창출하기 어렵지만 기존 저축은행 영업방식과 달리 모집 수수료가 들지 않고 시스템을 통해 소수의 인원으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만큼, 이자수입의 상당부분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월말 관련 상품 출시 후 현재까지 20여건의 상담이 이뤄졌으며 총 20억원 규모의 실적을 올렸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제휴는 양사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건축자금 대출이 어려웠던 중·소규모 건축주와 공사에 참여하는 건설사 등 사업 참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T친애저축은행은 이달부터 골드바 판매를 시작했다. 내년부터 유가상승과 더불어 물가가 오르면서 안전자산으로 금의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골드바 판매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의가 많이 없지만 향후 골드바 판매가 본격화되면 VIP고객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은 최고 5000만원 한도로 신용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업계에서 가장 높은 한도로 초과자금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OK저축은행의 경우 스포츠 마케팅을 활용한 이색 상품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소속 배구단이
업계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 TV광고 규제 등 업계가 처한 환경이 녹록지 않다”면서 “상품 개발 등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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