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쌍용건설이 두바이에서 16억 달러(1조9000억 원) 규모의 건축 공사 3건을 수주했다. ICD(두바이투자청, Investment Corporation of Dubai)가 발주한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을 비롯해 두바이투자청의 자회사인 나킬(Nakheel)이 발주한 팜 게이트웨이, 두바이투자청과 다른 세계적인 투자회사가 공동 추진하는 ‘A프로젝트’ 등 3건이다. 쌍용건설의 공사 지분은 7억3000만 달러(약 8600억원) 규모로 총액의 절반에 가깝다.
지난 1월 두바이투자청(ICD)에 인수되어 재기를 모색해온 쌍용건설은 피인수 후 첫 해외 공사 수주이면서 동시에 글로벌 투자·건설업체와 동등한 비율로 공사를 이끌게 됐다는 점에 고무된 상태다. 이번 건축 프로젝트는 아랍에미리트에서 ‘부르즈 칼리파’를 지은 벨기에 건설사 베식스(BESIX)와 세계 건설업계 1위를 노리는 중국건축공정총공사 등이 참여한 사업이다. 쌍용건설은 각 프로젝트별로 단순 참여 업체가 아닌 주관사로 사업에 참여한다.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 프로젝트는 기존의 아틀란티스 더 팜 호텔을 넘어서는 47층 초특급 호텔(795객실) 1개동과 37층 최고급 아파트(231가구) 1개동을 함께 짓는 것으로 쌍용건설은 기존에 지었던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건물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못지 않은 화려한 건축물로 만들 계획이다. 팜 게이트웨이는 팜 주메이라 인공섬 입구에 들어서는 지상 48·49·61층 높이 3개동, 1265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고급 아파트다.
이건목 쌍용건설 해외영업 총괄 상무는 “아직 베일을 벗지 않은 A프로젝트 역시 1월 중순 이후 공식적인 착공에 들어갈 초대형 오피스 빌딩”이라며 “진입장벽이 높은 두바이 시장에서 저가 전략이 아닌 공동 벤처 형식으로 진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이후에도 ‘2020년 두바이 엑스포행사’ 관련 수주는 물론 인근의 중동 걸프만 협력 국가(GCC, Gulf Cooperation Council)를 비롯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진출해 해외건설 강자로 다시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바이는 최근 9년 간 50층 이상 고급빌딩만 120여 개(63조 원 규모)를 발주하면서 글로벌 건설 업체들이 앞다퉈 고급 건축 기술을 겨루는 경연장이 됐다. 쌍용건설은 고급건축분야의 시공실적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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