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품분석 / 한국투자퇴직연금네비게이터펀드 ◆
많은 퇴직연금 펀드들이 안정에 초점을 맞춰 채권을 혼합하지만 '한국투자퇴직연금네비게이터증권펀드(주식)'는 액티브 주식형으로 주식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주식에만 투자하면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2006년 4월 설정된 이후 꾸준한 성과를 보여주며 실력을 입증했다.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12.16%(16일 기준)로 대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06%로 마이너스를 내기는 했지만 1년 수익률 11.87%, 3년 수익률 15.95%, 5년 수익률 18.91%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161.50%로 다른 펀드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을 기준으로 하면 상위 4위에 자리 잡고 있다. 이 펀드에 주로 담고 있는 종목은 지난 10월 1일 기준으로 삼성전자(13.25%) KT&G(8.99%) 아모레퍼시픽(7.78%) LG디스플레이(7.07%) 현대위아(6.02%) 현대글로비스(5.49%) 신세계(5.15%) 현대차(5.06%) 삼성화재(3.90%) 롯데칠성(3.51%) 등이다. 경기와 연동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49%로 가장 높고, 경기와 연동되지 않은 소비재도 23% 담겨 있다. 그 밖에 산업재가 13%, 금융 7%, 소재 4% 등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내수주를 중심으로 흘러가다 보니 많은 펀드들이 내수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지만 이 펀드는 내수주와 수출주의 비중을 고르게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설정액은 164억원으로 크지는 않지만 연초 이후 93억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적인 주식형 펀드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펀드'와 운용 전략을 공유한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펀드는 설정액이 1조원을 넘는 '공룡 펀드'지만 단기적인 시장 변화를 추종하기보다는 시장에서 저평가됐지만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발굴해 투자한다는 일관된 운용 원칙을 지키고 있다.
펀드 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펀드매니저가 단 한 번도 교체되지 않은 점도 커다란 장점이다. 한국투자퇴직연금네비게이터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코어운용부문 박현준 부문장이 계속 운용해오고 있다.
박현준 부문장은 펀드에 편입할 종목을 선택할 때 장기 실적 추이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경영진, 연구개발(R&D), 투자 규모, 산업 성장성 등을 고려해 장기간 구조적인 성장이 가능하되 현재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박 부문장은 "중장기적으로 회사 이익이 성장하는 기업 가운데 현재 시장에서 가치가 저평가된 종목에 장기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퇴직연금처럼 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펀드일수록 주식 비중을 높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면서 "장기 투자를 함으로써 주식의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장기 펀드의 성격을 단순히 긴 기간으로 규정하기보다는 거시적인 경제 흐름과 추세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운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 부문장은 "당장 주가 상승 모멘텀이 없더라도 1년 이상, 2~3년 후 매력적인 수준이라면 매집할 수 있는 것이 퇴직연금펀드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초 기존의 주식운용본부에서 코어운용부문을 따로 떼어
펀드 규모가 커진 만큼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철저한 리서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운용보수와 판매보수 등을 합한 총 보수 1.2%이며 선·후취 수수료와 환매 수수료는 없다.
[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