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이자 밀가루 생산업체인 동아원이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300억원을 갚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봉착했다. 동아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동아원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동아원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가능성이 높아졌다.
18일 동아원은 자금 부족으로 이날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300억원을 갚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유상증자, 매출채권 매각(유동화) 등 동아원이 준비하던 자금조달 대책들이 무산됐다며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렸다. 특히 한국신용평가는 투자등급인 BBB-에서 투기등급인 B-로 신용등급을 6계단이나 하향 조정했다.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날 동아원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다. 주가는 전날보다 29.88% 급락한 1420원으로 마감했다.
그룹 지배회사인 한국제분 매각을 추진해온 동아원은 회사채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제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JKL파트너스와 신송홀딩스·한화자산운용 컨소시엄 측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든 협상 대상자가 지원 거부는 물론 한국제분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역시 동아원이 요청한 100억원 지원을 거부하고 동아원이 자체적으로 250억원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50억원 조건부 지원을 승인하는 데 그쳤다. 회사채 만기를 몇 시간 앞두고 동아원 측은 추후 채권자 집회를 소집해 회사채 만기를 재조정하는 절충안을 내놨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다음주 중으로 채권자 집회를 소집해 일부 회사채는 갚고 나머지는 만기를 늦추는 방향으로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제분 매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법정관리보다는 워크아웃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 정석우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