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상장 지주사 61개의 주가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업종에 따라 주가 상승률이 극과 극으로 조사됐다. 가령 연초 1억원을 한미사이언스에 투자했다면 원금이 8억906만원으로 늘어났지만, 한진칼에 투자했을 경우 수익은커녕 원금이 6401만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지난 24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주가 상승률이 가장 큰 종목은 한미사이언스였다. 지난해 말 1만5450원이던 주가가 12만5000원으로 올라, 상승률이 709.06%나 됐다. 반면 한진칼은 같은 기간 3만700원이던 주가가 1만9650원으로 떨어져, 하락률이 35.99%에 달했다. 두 종목 간 수익률 격차는 745.05%포인트였다.
한미사이언스는 자회사 한미약품 덕을 톡톡히 봤다. 한미사이언스가 지분 41.37%를 보유한 한미약품은 지난달 초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4조8000억원 규모의 당뇨치료제 포트폴리오 '퀀텀 프로젝트'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에만 총 5건, 규모로는 약 7조6000억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한진칼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등 계열사 부진이 뼈아팠다. 대한항공은 원화값 급락에 따른 외화 관련 손실로 3분기에만 495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이 33.2%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해운은 현대상선과의 합병설로 홍역을 치렀다.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한진해운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687%, 순차입금 규모는 5조6878억원에 달한다.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980%, 순차입금 규모는 4조181억원이다. 해운업 특성을 감안해도 부채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다. 에프앤가이드 분석에 따르면 올해 주가가 상승한 지주사는 한미사이언스를 포함해 총 38곳이었다. 코오롱(245.54%), JW홀딩스(242.32%)가 2, 3위를 기록하는 등 제약 업종 강세가 지주사 수익률에도 반영됐다. 동원그룹의 중간지주사인 동원시스템즈가 230.56% 상승했고, 한세예스24홀딩스(94.74%), 삼양홀딩스(63.32%), 풀무원(62.61%), CJ(59.94%) 등 불경기 속에서도 안정적이면서 성장을 지속하는 내수기업을 자회사로 둔 지주사들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아세아(-30.41%), 영원무역홀딩스(-26.21%),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25.77%), AK홀딩스(-25.56%) 등 23곳은 올해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대기업 지주사 중에서는 CJ 외에 아모레G(50.3%), GS(29.25%), 한화(28.64%), SK(22.01%), LG(19.61%)의 수익률이 호조세를 보였다. 반면 LS(-20.9%), 한라홀딩스(-8.2%), 두산(-7.54%) 등은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내년 증시 환경도 지주사 투자에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지배구조 변화 추세가 이어지고, 주요 기업 오너 3~4세의 경영 승계가 임박하면서 자사주 매입 및 기업 가치 높이기 등의 사전 정지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
[노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