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CEO스코어가 조사한 결과 지난 3분기 말 기준 잉여현금흐름(FCF) 상승 상위 기업 10곳 중 5곳의 주가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FCF는 기업이 벌어들인 현금에서 비용·세금·설비투자를 뺀 금액으로, 기업이 실제로 영업활동을 통해 얼마를 벌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지난 1년간 FCF가 크게 늘어났던 KT·LG디스플레이·NH투자증권·대우인터내셔널·현대글로비스 등의 주가는 오히려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의 재무구조가 탄탄한데도 불구하고 업황 부진으로 단기적인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투자 매력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정종혁 NH투자증권 기업분석팀 부장은 "FCF는 기업의 기초체력을 의미한다"며 "FCF가 좋은 기업은 업황이 부진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잘 버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KT의 올해 3분기 FCF는 8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326.9% 상승해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KT 주가는 10%가량 빠졌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탄탄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선 부문 매출 감소 우려 때문에 주가는 저평가되고 있다"며 "양호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내년 실적 개선이 이뤄진다면 주가 상승 여력도 높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FCF가 1조8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5% 급증했다. 영업이익이 급증한 반면 자본지출이 급감한 결과였다. 하지만 최근 패널 가격이 급락하면서 주가는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증시가 호황을 누리면서 FCF가 크게 상승했으나 하반기에 다시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매출이 악화됐다. 해운사인 현대글로비스도 벌크선 시황 악화로 실적이 하락 추세였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중장기적으로 완성차해상운송(PCC) 확대 및 반조립
FCF 증가율 상위 10개 종목 중 한샘은 전년 동기 대비 149.3%의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롯데케미칼(92.1%) 효성(48.8%)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