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 안방시장서 틈새 노리는 외국계 재보험사들

외국계 재보험사들이 코리안리 독주의 국내 시장에서 틈새를 노린 실험적인 상품에 도전하고 있다.
위험이 검증되지 않은 상품에 대한 재보험이나 상품 공동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수 일변의 국내 재보험 시장에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재보험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상품을 통해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기존 상품의 경우 이미 시장 독점적인 사업자가 시장을 독식하고 있어 비집고 들어갈 틈새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보험시장 규모가 국내총생산 대비 총보험료가 차지하는 보험침투율이 11.9%(2013년말)로 미국, 독일, 영국, 그리고 일본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인 점도 국내 시장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눈에 띄는 재보험사는 프랑스계 스코르 글로벌 라이프 코리아(SCOR Global Life Korea)다. 현대라이프생명과 공동으로 업계 최초로 정액형 한방보험을 개발했다. 이 상품은 금융당국의 중증질환 보장확대 정책에 부합하도록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등 중증질환자가 한방치료를 받으면 첩약 최대 300만원, 약침 및 특정물리요법 각각 최대 5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정액형 상품이다.
그동안 한방보험은 검증이 안돼 보험사들이 섣불리 출시하지 못하는 분야였다. 국내 1위 재보험사 코리안리 역시 검증이 안된 분야라는 점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햐야 한다는 내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기회요인보다는 위험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양방보다는 한방은 단순 치료목적보다 건강증진쪽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런 이유로 코리안리가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코르는 현대라이프생명과 상품개발에 이어 한방보험 자문과 관련 KB손해보험과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이 시장에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스코르 외에도 독일 재보험사 뮌헨리는 신용정보법 개정안 시행이 맞춰 개인 신용정보 유출에 따른 과징금까지 보상하는 배상책임보험에 대한 자문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에는 개인 신용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금융회사는 유출된 정보를 이용한 업무와 관련한 직전 3개년 연평균 매출액의 3%를 과징금으로 부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 8월에는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더케이손해보험, 악사(AXA)다이렉트, MG새마을금고중앙회,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들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백승현 뮌헨리 이사는 “세미나 개최 이후 국내에서 삼성, 현대해상이 개인 신용정보 유출 사고시 과징금까지 보상하는 배상책임보험 특약을 만들었다”며 “뮌헨리가 자문역할을 수행하고 원수보험사(삼성, 현대)로부터 재보험 출자 요청도 받았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