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1월 07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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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매각을 마무리한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에 돌입한다. 이달 중 매각 타당성(Feasibility study) 조사에 착수해 원매자가 있다는 판단이 서면 그대로 매각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금호타이어 매각이 중국 리스크와 노조 문제 등으로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움직임도 주목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조만간 금호타이어 매각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자문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자문사는 외국계 투자은행(IB)을 단독으로 선정할 예정이며, 자문사가 결정되면 구체적인 매각 방향 및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국내에는 원매자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해외에서 원매자를 찾을 계획이다. 주요 인수후보로는 미쉐린, 브릿지스톤, 굿이어 등 글로벌 타이어 기업들과 얼마 전 이탈리아 타이어 업체 피렐리를 인수한 중국화공(켐차이나) 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매물로서 금호타이어의 가치를 상당히 높게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술력과 품질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점과 미국 및 중국 영업망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 연구소가 용인에 소재해 있어 대전에 있는 한국타이어 대비 우수한 연구원 확보가 가능한 점과 회사가 오랜 기간 워크아웃으로 몸을 사려왔던 만큼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펼치면 얼마든지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다.
하지만 '중국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더불어 관련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은 중국 비중이 높은 금호타이어의 치명적 단점이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중국 실적이 크게 망가지면서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를 냈다. NICE신용평가는 "중국의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출고량을 줄이면서 관련 매출이 따라 감소했다"며 "중국의 내수 진작 및 경기 회복 정책의 시행과 향후 성장률 등에 따라 매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강성 노조의 존재도 부담이다. 금호타이어의 강성 노조는 해외 인수 후보들에게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해외기업들에게 한국 특유의 노조 문화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매각 과정에서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인수의사를 갖고 접근했던 후보들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도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만큼 이미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금호고속 때처럼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후일을 도모하는 딜을 꾀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9년 그룹 유동성 위기를 맞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올초 5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매각이 가시화됐다. 매각 대상 지분은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보유한 42.1%다. 채권단은 매각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최소 1조원 이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우람 기자 /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