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의 주류를 형성해왔던 백화점·슈퍼마켓·대형마트 등이 점차 소셜커머스, 편의점, 온라인 쇼핑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급격한 온라인 시장 확대와 경기 부진 장기화에 따라 알뜰 구매 현상이 높아진 데다 1인 가구도 증가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매일경제는 21일 신한카드 '빅데이터 트렌드 연구소'를 통해 2013년부터 작년까지 신한카드 250만개 가맹점에 대해 업종별 매출 현황을 분석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매출 신장세가 가장 높았던 업종은 소셜커머스와 편의점, 면세점, 온라인 쇼핑 순으로 나타났다. 작년 업종별 매출 현황을 2014년과 비교해본 결과 소셜커머스 업종 매출은 쿠팡·티몬·위메프를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4.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편의점 매출은 37.8%, 면세점은 16.5%, 온라인 쇼핑은 16.1% 증가했다. 여행업종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0.1% 증가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공연 티켓, 레스토랑·카페 식사권, 미용·레저 관련 품목, 패션용품, 가전제품, 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주문 당일 바로 배송해주는 일명 '로켓배송'으로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있다. 소셜커머스가 성장한 반면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작년 매출이 2014년 대비 4.1%, 2.6%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상품 판매는 광고·마케팅 의존도가 높지만 소셜커머스는 소비자들이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상품을 홍보하면서 구매자를 모으기 때문에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지 않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트렌드 연구소 관계자는 "소셜커머스는 배송과 결제 분야에서도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올해 소셜커머스 시장 상황은 낙관적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1인 가구 증가를 비롯한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편의점 전망도 밝은 편이다. 1990년 전체 가구 가운데 1인 가구 비중은 9.0%에 불과했다. 이 비중은 2010년 20%로 늘었고 2025년에는 31.3%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 담뱃값 인상 효과와 함께 수입 맥주 판매 증가, 도시락·김밥 등 자체브랜드(PB) 상품 인기도 편의점 매출 증가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온라인 쇼핑 역시 주요 이용층이 2030세대에서 4050세대로 변화하면서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40대 여성 고객의 2015년 온라인 쇼핑 월평균 1인당 이용 금액은 2년 전에 비해 18.7%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평균 증가율 14%보다 4.7%포인트 높다.
반면 지난해 매출 침체 업종은 아웃도어, 패밀리레스토랑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대 감소세를 보였다. 아웃도어, 패션, 패밀리레스토랑 업종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경기 부진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침체에 빠졌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계속되는 경기 불황과 고령화로 변하는 인구 구조로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그나마 지갑을 열어도 중저가 중심의 의류만 판매돼 올해 패션·의류 업종의 전망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결혼과 상조 관련 업종도 부진하다. 저출산 여파와 함께 청년들 취업난에 따라 결혼 시장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화와 경기 침체에 따라 상조 관련 업종도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카드업계 최초로 신설된 신한카드 빅데이터
[김덕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