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설 연휴로 쉬는 동안 글로벌 증시가 악재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설 연휴기간 일본·미국·유럽 등 선진국 증시가 2~7%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 11일 개장하는 국내 증시에 얼마나 큰 파장을 미칠지 주목되고있다.
개장 직후 국내 증시의 향방은 당장 맞닥뜨린 4대 변수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달렸다는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설 연휴기간 ▲일본 닛케이지수 폭락 ▲국제 유가 30달러 하회 ▲북한 미사일 발사 ▲미국 금리인상 우려 증폭 등 굵직굵직한 변수가 잇따랐던 만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한국과 마찬가지로 휴장했던 중국·홍콩 증시까지 다시 문을 열면 변동성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
무엇보다 1년 4개월만에 1만6000원이 붕괴된 일본 닛케이지수의 가파른 급락세가 코스피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2.3%나 떨어져 직전날 5.4% 폭락한 데 이어 연이은 충격을 안겨줬다. 이날 지수는 15713.39로 마감해 지난 5일부터 4거래일간 무려 7.8%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증시 급락의 배경에 엔화값의 가파른 급등이 자리잡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도 그 영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해졌다는 방증인 데다 엔화 강세가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염려까지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 증시마저 불안하다는 점도 염려스럽다. 지난 5일부터 9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는 2.45% 하락했고, 나스닥은 5.34%로 이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유럽의 유로스톡스50 역시 5.57% 떨어졌다. 국가별로 살펴봐도 영국 FTSE(-4.52%) 독일 DAX(-5.47%) 프랑스 CAC(-5.46%)이 줄줄이 하락했다.
미국과 일본·유럽의 경기둔화에 대한 염려가 금융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기술주들 위주로 크게 조정 받았다는 것은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심리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국제 유가가 또다시 30달러선 밑으로 내려온 점도 분명한 악재다. 유가 향방이 증시 반등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28달러선마저 깨진 미국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하락세가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관건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가 바닥을 확인하는 중이지만 여전히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도 뚜렷한 개선세가 보이질 않아 올해 1분기까지는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좌불안석인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의회 발언을 앞두고 더욱 출렁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여부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옐런의 의회 증언이 이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이기 때문이다.
이미 발생한 악재부터 잠재적 복병까지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대내적으로도 북한 장거리미사일 발사까지 겹쳐 증시 상황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북한 리스크에 대한 코스피의 내성이 강해져서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변동성 장세에서 단기 급락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연이은 난관에 봉착한 국내 증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변곡점으로는 3월 FOMC가 꼽히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연기하고 국제 유가가 반등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회복돼야 국내 증시에도 상승 기류가 뚜렷해질 수 있다는 것.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센터장은 “3월 중순 미국이 금리 인상을 연기하게 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신흥국 통화, 유가, 원자재 가격들이 반등할 수 있다”며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신호가 시장에 전해지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고 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때 전문가들은 그동안 주가 하락폭이 컸던 업종들이 반등하는 데 올라탈 것을 주문했다. 그동안 유가를 포함한 국제 상품 가격 하락으로 주가 하락폭이 컸던 정유·
[배미정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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