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매일경제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중 증권사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가 3개 이상 존재하는 133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추정치와 실적 발표치를 분석한 결과 어닝 쇼크는 86곳, 어닝 서프라이즈는 19곳으로 집계됐다. 어닝 쇼크 기업 비중은 64.7%를 차지한 반면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 비중은 14.3%에 불과해 4.5배 차이가 났다. 보통 증권사들이 내놓는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보다 기업의 실제 영업이익이 10% 이상 높으면 어닝 서프라이즈로, 10% 이상 낮으면 어닝 쇼크로 분류한다. 적자전환하거나 적자폭이 확대된 것도 어닝 쇼크로 분류되는 게 일반적이다.
포스코,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차, 삼성중공업, 두산중공업 등 주력 제조업체 대부분이 어닝 쇼크를 피하지 못했던 반면 한국전력, KT, 현대산업 등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133개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했을 때 영업이익 발표치는 시장 예상보다 20.4%를 밑돌았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3개 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을 25조5843억원으로 추정했지만 실제로는 20조3626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등을 비롯한 한국의 주력 업종이 어닝 쇼크를 피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종은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11.2% 하회했고, 디스플레이 업종은 17.1% 하회했다. 각각 컨센서스보다 1311억원, 904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4분기 원화값 하락으로 기대를 모았던 자동차 업종도 환율효과를 누리지 못하며 컨센서스를 21.3% 밑돌았다.
특히 이들 종목의 영업이익은 시장의 컨센서스를 하회했을 뿐만 아니라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4분기 2조37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자동차 업종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2조294억원으로 14.6% 감소했다. 반도체 업종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1% 감소했고, 같은 기간 디스플레이 업종의 영업이익은 50.7% 줄어들었다.
반면 전반적인 실적 부진에도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업종도 있었다. 제약 업종의 영업이익은 2014년 4분기 343억원에서 작년 4분기 1790억원으로 421.7% 증가했다. 이는 한미약품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68억원에서 1715억원으로 2411.8%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교육(138.3%), 음료(86.3%), 생활용품(49.5%), 바이오(44.6%) 등 내수 관련주도 견조한 영업이익 증가세를 실현했다. 석유 및 가스 업종도 재작년 4분기 8983억원 적자에서 작년 4분기 732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특히 건설 업종은 예상외의 호실적을 선보였다. 미청구공사 등에 대한 회계방침 변경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대규모 손실 반영이 예상됐으나 지난해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사 5곳 중 삼성물산을 뺀 4개 회사가 흑자를 냈다. 미청구공사란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했지만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공사비로 잠재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GS건설은 4분기 530억원
[노현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