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00조원의 자금 운용을 책임지는 '자본시장 대통령'에 임명된 강면욱 신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향후 기금 수익률 제고와 운용 독립성 강화를 실현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15일 강 신임 본부장은 임명 직후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16일 취임식을 마치면 구체적으로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비전에 대해서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강 본부장은 "현재 지방에 내려와 있고 주변 정리를 하는 중"이라며 "중요한 자리인 만큼 (소감이나 비전에 대해 밝힐 수 있는) 말미를 달라"고 덧붙였다.
강 신임 본부장은 앞으로 임기 동안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기금운용공사 설립 등 기금 운용 독립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500조원을 돌파한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2043년 2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기금운용제도는 도입 당시 규모인 40조원에 맞춰 설계돼 있다.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한 지금 그 지위에 맞는 관리·운용체계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는 이유다.
이를 위해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게 기금운용본부의 독립화다. 이미 국회에 관련 법률안이 5개나 제출돼 있음에도 정당·부처 간 이견 등으로 논의는 꽉 막혀 있는 상태다. 이미 19대 국회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며 이 때문에 올해 4월 총선 이후 20대 국회에서 새롭게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사 설립에 반대하고 있는 야권을 설득하는 역할에는 아무래도 정치권과 껄끄러운 문 이사장보다는 강 신임 본부장이 더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를 위한 다양한 투자처 발굴도 강 신임 본부장에게 맡겨진 핵심 역할이다. 홍완선 현 기금운용본부장 시절 확정된 헤지펀드 투자가 조만간 첫발을 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1조~2조원을 헤지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2016년 말 기준으로 전체 예상 기금 567조원의 0.2% 수준으로 성과를 보면서 규모를 늘려갈 방침이다. 당초 작년 12월에 첫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공단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 교체와 맞물리면서 내부에서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헤지펀드 투자를 통해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90일 초단기 국채(T-bill·금리 연 0.02% 수준)+4.5%'의 수익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헤지펀드 투자는 글로벌 투자업계의 관심사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강 신임 본부장에 대해 조직 관리에 능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함께 재직했던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강 신임 본부장은 위아래 사람들에게 두루 좋은 평판을 받던 인물로 마케팅은 물론 직접 펀드를 개발했던 전문성을 발휘해 향후 기금 수익률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 본부장은…
△1959년생 △대구 계성고 △성균관대 통계학과, 성균관대 경영학 석사 △국민투자신탁 국제영업팀장·국제운용팀장 △현대투자신탁 런던사무소장 △슈로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 △ABN AMRO 자산운용 한국 대표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CEO)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