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펀더멘털이 GS홈쇼핑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삼성물산과 엘리엇 간 분쟁 이후 또다시 국내 대기업과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간 주총 표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법정 싸움에 대비해 GS홈쇼핑은 법무법인 광장과 자문계약을 맺었고, SC펀더멘털은 법무법인 한별을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C펀더멘털은 배당금 확대, 자사주 매입 소각, 사외이사 선임 등이 담긴 주주제안 내용증명을 지난달 말 GS홈쇼핑 측에 발송했다. 현금 배당을 회사 측 예정액 두 배인 주당 1만원까지 늘리고 주가 상승을 위해 유통 주식 10% 규모인 62만3941주를 자사주로 매입한 뒤 소각해 달라는 내용이다.
GS홈쇼핑은 2015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5200원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지난 7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GS홈쇼핑이 41.2%로 경쟁사인 현대홈쇼핑(16.0%) CJ오쇼핑(13.4%)보다 2~3배 높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가짜 백수오 파동 등이 겹치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1.5% 감소한 784억원에 그쳤지만 배당성향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소비 부진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순이익 중 80%를 배당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며 "앞으로 실적 개선에 힘써 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측 요구대로 자사주 매입과 추가 배당을 하려면 각각 1111억원과 298억원을 더 들여야 한다.
그러나 SC펀더멘털은 배당금 절대 규모가 지난해 주당 7700원(보통주 기준)보다 32% 줄어든 점을 문제 삼고 나섰다. SC펀더멘털 측은 "지난해 순익이 줄었다 해도 그동안 쌓아둔 이익잉여금이 8000억원을 웃도는 만큼 회사 측에서 의지만 있다면 배당할 여력
SC펀더멘털은 보유 지분 1.4%와 외국계 우호지분을 합치면 3%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JP모건(지분율 4.5%) 매슈스인터내셔널펀드(6.26%) 등 다른 외국계 주주나 국내 기관들과 연대하면 주총 표대결도 해볼 만하다는 게 SC 측 계산이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