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억유로(약 1300억원) 규모 인프라 펀드를 조성해 스페인 내 주요 도시의 도로 경전철 병원 등 민간투자사업(Public Private Partnership)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해두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먼저 모으고 이후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블라인드 펀드'다. 현재 바르셀로나 지하철 9호선 사업과 마드리드 지역 병원·세비야 지방정부청사 사업 등 일부 투자 대상의 경우 사전 작업을 거쳐 투자 준비가 완료된 상태로 이달 중으로 4600만유로가 실제로 투입될 예정이다. 이들 사업의 경우 프로젝트 주무관청이 실제 수요와 상관없이 고정 수익을 보장하는 방식이어서 안전성이 높다는 게 미래에셋 설명이다. 목표 수익률은 연 7~8% 수준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 운용을 위해 글로벌 운용사인 에버딘자산운용과 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딘이 스페인 현지 투자 대상을 물색해 추천하고 미래에셋은 에버딘과 협의해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영국 자산운용사인 에버딘은 운용 자산이 670조원에 달하는 유럽 최대 규모 운용사다.
현재 영국, 호주, 미국 등 선진국 인프라 시장은 저금리 기조와 투자자 간 경쟁 심화로 기대수익률이 다소 떨어진 상태지만, 스페인 민간투자사업 시장은 상대적으로 고수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0여 년 동안 170개가 넘는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일 정도로 안정성도 높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스페인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이후 각종 거시지표가 꾸준히 개선돼 왔고 국가 신용등급 또한 투자적격 수준 이상으로 회복됐다"며 "스페인 시장이 타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지금이 투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9년 호주 빅토리아주 담수화시설물 민간투자 사업을 시작으로, 매년 OECD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인프라 사업 및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 중인 해외 펀드는 13개로, 운용 자금 규모는 5억5000만달러를 넘는다.
[노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