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매일경제신문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기초로 국내에서 ELS를 발행하는 22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공모 H지수 ELS 원금 손실(Knock-In·녹인) 구간 진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발행잔액 하위 11개 중소 증권사 ELS가 녹인에 진입한 비율이 평균 28.6%로 집계됐다. H지수 ELS 발행잔액이 1조원 이상인 11개 대형 증권사의 녹인 진입 비율은 평균 9.5%였다. 중소 증권사가 발행한 ELS의 원금 손실 구간 진입비율이 대형 증권사보다 3배나 높았다는 얘기다.
중소 증권사 가운데서도 특히 SK증권(87.8%) 동부증권(39.8%) 하이투자증권(27.5%) 키움증권(26.5%)의 원금 손실 구간 진입 비율이 높았다.
SK증권 관계자는 "녹인 구간에 진입한 ELS 비율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상당수가 상환됐고 남아 있는 물량 자체가 10억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대형 증권사 중에서는 신영증권(16.1%)과 하나금융투자(15.6%)의 녹인 구간 진입 ELS 비율이 15%를 넘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편이었다. 반면 NH투자증권(4.4%)과 현대증권(3.1%)은 대형 증권사 중에서도 원금 손실 위험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증권사 ELS의 투자 위험이 높은 것은 비단 H지수 ELS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수형 ELS 기초자산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이 활용되는 유럽종합주가지수 '유로스톡스50'도 지금보다 15% 추가 하락하면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4월 발행한 상품이 가장 먼저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녹인 조건을 발행 당시 기준가 대비 65%로 높게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 증권사가 지난해 4월 17일 녹인 조건을 발행가 대비 65%로 설정해 판매한 H지수 ELS는 지난해 8월 26일 발행 4개월 만에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ELS에 투자할 때 중소형사보다는 대형 증권사에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형사에 비해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 증권사들은 고금리로 투자자를 유혹하기 위해 위험하게 상품을 설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녹인 기준이나 만기 상환 조건을 높게 설정하는 방식이 보통 사용된다.
또 ELS 상품 자체가 기본적으로 증권사가 자기 신용을 담보로 발행하는 일종의 회사채인 만큼 중소 증권사는 신용 리스크가 더 크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용평가업계는 원금 손실 구간에 접어든 ELS 만기가 집중된 2018년 상반기 국내 증권사들이 유동성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가장 커지고 불완전 판매에 따른 소송 위험도 있다고 보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ELS 관련 증권사 위험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며 필요하다면 신용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ELS와 DLS는 법적으로 무보증 회사채와 동일해 발행사인 증권사 신용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증권사 자본건전성이 나빠지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위험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