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유가증권시장에서 22개 기업이 전액 또는 부분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기업 중에서도 33개 기업이 자본잠식 상태였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 기준이라 지난해 4분기 추가 순손실이 발생하면 자본잠식 기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감자를 시도할 기업도 추가로 더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상감자란 주주들에게서 대가 없이 주식을 거둬들인 후 소각해 자본금을 줄이는 것이다.
무상감자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재무구조 개선과 결손금 해소다. 적자가 누적돼 결손금이 생기면 자본총계(자본금+이익잉여금)가 줄어들고 자본금이 자본총계보다 많아지는 자본잠식이 발생한다. 자본잠식률 50%인 상태가 2년간 지속되면 상장폐지까지 가기 때문에 자본잠식 상태거나 자본잠식 직전인 기업들은 선제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를 선택한다.
줄어드는 자본금 액수만큼 회계상으로 이익인 감자 차익을 얻을 수 있어 결손금을 메우는 데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액면가 이하로 떨어진 기업들은 주총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는 유상증자도 쉽지 않기 때문에 감자로 주가를 올린 다음 유상증자를 한다.
이 밖에 두산건설이나 이수건설처럼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에 앞서 배당 가능한 이익을 만들기 위해 감자를 하는 사례도 있다. 감자를 공시한 기업들은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3일 장 마감 후 감자 공시를 낸 현대상선은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1.04% 하락했다.
감자를 한 기업은 기준 주가를 감자 비율에 따라 조정하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주주가치에 대한 변화가 없다.
그러나 감자 공시는 기업 재무구조에 대한 부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여져 주가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가령 100주를 보유하고 있던 주주라면 90% 감자를 했을 때 주식이 10주로 줄어들지만 거래 정지 기간이 지난 후 기준 주가를 10배로 올리기 때문에 보유 중인 주식 가치는 같다. 그렇지만 감자 공시가 난 후에는 거래 정지 전까지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거래가 재개된 이후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일 때가 많다.
가령 현대상선 주식을 70주 보유한 소액주주라면 감자 공시 전 종가 3000원에 따른 보유 주식 가치는 21만원이다. 감자 공시가 나도 주가가 그대로라면 감자 후 주식 수가 10주로 줄어들어도 주식가격은 2만1000원으로 조정되니 보유 주식 가치는 그대로다. 그러나 감자 후 거래가 재개된 날 종가가 2만원으로 떨어지면 보유 주식 가치는 20만원으로 줄어들게 돼 손해를 본다.
감자가 회사 정상화에 대한 기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