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용 부동산 임대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빠르게 개편되자 외국계 부동산 업체들이 주택임대관리업에 속속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회사인 JLL(존스랑라살)코리아는 14일 국내에 부동산 중개법인을 설립하고 주거 부동산 서비스 업무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JLL은 고급 주택단지·아파트·빌라 등을 개발 때부터 서비스 계약을 맺고 입주자 모집, 시설관리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오피스, 물류, 리테일, 호텔에 이어 주거 사업까지 서비스를 확대함으로써 모든 유형의 부동산에 대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한국 JLL코리아 주거 부동산 서비스 총괄대표는 "국내에서 래미안, 자이 등 건설사 브랜드가 주택 구매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된 것처럼 향후에는 JLL과 같은 자산 관리 기업의 브랜드와 운영 능력이 자산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쌓은 JLL 노하우를 주거 부동산 시장에 접목해 경쟁 우위를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최대 임대주택 건설업체인 다이와하우스공업이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다이와리빙과 일본종합경비보장 등 일본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씨비알이(CBRE)는 현재 상업용 부동산 거래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장차 임대주택을 포함한 주택 거래와 임대 서비스로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업체들이 한국 주택임대관리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국내 주거 부동산 시장이 저금리 기조 장기화, 가구 세분화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점차 전세에서 월세 형태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임대주택 관련 규제 개선으로 임대형 주택, 공동체 주택 등 새로운 형태의 수익형 주택 시장이 대두하는 추세다. 외국계 부동산 서비스업체들이 주력으로 삼아온 대형 오피스 시장에서 오피스는 매물이 많지 않고 가격과 공실률이 덩달아 올라 수익률이 낮아지자 신사업 발굴 차원에서 주택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도 한 이유다.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세빌스, CBRE, 컬리어스 등 외국계가 부동산 중개법인을 2010년 이후 잇달아 설립하고 최근 대기업들이 뉴스테이와 오피스텔 임대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기엔 여전히 월세시장 규모가 작은 상태다. 이 때문에 컬리어스 부동산 중개법인은 중소형 빌딩 임대·관리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고, 세빌스도 주택보다는 개인 투자자의 상업용부동산(리테일)
국내 중소 임대주택 관리업체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임대주택관리협회 회장인 박승국 라이프테크 대표는 "국내 임대주택관리업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부동산 업체들이 자금력을 앞세워 들어오면 전체 시장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