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지호 대표 |
도라노몬힐스와 롯폰기힐스를 선보인 일본 모리빌딩처럼 개발부터 임대까지 도맡으며 도시 개발 주역으로 활약하는 선진국형 디벨로퍼가 이제 국내에서도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디벨로퍼인 네오밸류는 오는 9월 이 회사가 분양한 위례 아이파크 2차 단지 내 상가에 직접 만든 북카페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이곳은 상가 활성화를 위해 코너 등 핵심 위치에 들어서는 곳을 포함해 네오밸류가 전체 중 30%를 분양하지 않고 인기매장 등을 유치해 직접 운영하는데, 그 핵심 콘텐츠로 아예 자체 유통 브랜드를 만들어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북카페 론칭을 위해 지난해에는 전문 유통 자회사인 '어반라이프'를 만들었다. 부동산개발업계 출신이 아니라 호텔과 외식업, 디자인회사, 출판사 출신 경력직으로 회사를 채웠다.
총 990㎡ 규모로 들어서는 북카페는 일본 도쿄 명소인 다이칸야마 쓰타야서점을 벤치마킹한 '라이프스타일 숍' 콘셉트로 문을 연다.
시부야 고급주택가에 자리한 쓰타야서점은 서점과 음반숍, 카페와 위스키바를 한곳에 모아놓아 책과 음악을 즐기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이색 문화공간이다. 각종 요리책 코너 옆에는 식기와 식재료를 놓고, 영화 '스타워즈' 아트북과 함께 관련 DVD 전집과 미니어처를 파는 등 일상과 문화를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매장이기도 하다. 오픈 후 이 지역 유동인구를 3배 이상 끌어올려 상권을 부흥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 오는 9월 오픈하는 위례 아이파크 2차 단지 내 상가 투시도. |
네오밸류도 이와 비슷한 콘셉트로 책과 함께 미술작품, 꽃, 각종 생활용품을 선보이는 복합 생활전문관을 선보일 계획이다. 북카페에 이어 광교신도시와 인천 도화지구에 선보일 주상복합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는 이 회사 자체 상가 브랜드인 '앨리웨이(Alley's Way)'를 론칭한다. 일반분양 없이 네오밸류가 100% 소유하고 직접 운영하는 만큼 자체 브랜드를 붙이는 게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골목을 뜻하는 '앨리'라는 이름처럼 천편일률적인 유명 브랜드 매장보다는 소상공인들이 선보이는 외식 브랜드부터 패션·문화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점포를 선보인다는 콘셉트다.
특히 광교에는 위례에 선보이는 북카페뿐 아니라 청년 창업가들 소호몰 40여 곳을 모은 '프로젝트 골목길'과 어린이 고객을 겨냥한 '키즈파티', 정감 어린 전통시장 형태인 '지역형 마켓'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삼청동이나 가로수길 못지않은 명소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네오밸류의 이 같은 시도는 소위 '먹튀'형 개발 전략을 탈피했다는 점에서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상가를 개발할 때 상권 형성은커녕 아파트 입주가 끝나기도 전에 개인 소유자에게 모조리 팔아치우는 게 일반적이다. 이미 분양금을 챙긴 시행사나 개발업체로서는 나중에 상가가 제대로 운영될지는 관심 밖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정작 상가가 문을 연 후에는 빈 점포가 속출하거나 한철 장사를 노린 공인중개업소만 수십 곳이 문을 여는 등 제대로 된 상권이 만들어지기 힘든 곳이 많았다.
네오밸류가 상가 일부 혹은 전부를 자체 보유하고 업게 최초로 '임대케어'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이 같은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위례 1·2차와 갈매역 아이파크 단지 내 상가를 분양받은 수분양자를 상대로 임차인을 대신 찾아주고 임대 관리를 해주는 임대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유니클로 같은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개인 수분양자들이 유치하기 어려
손지호 네오밸류 대표는 "개별 수분양자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리고 떠나는 기존 개발 방식은 이제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상권 개발을 시작으로 선진국처럼 도시재생까지 주도하는 종합 부동산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