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반도체가 60나노급 첨단기술을 이용해 해외생산을 하고 있어서 '기술 유출'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하이닉스측은 중국인들이 대부분 생산직이어서 문제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기술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일 일고 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김명래 기자, 반도체 기술 유출 논란이 일고 있는데 먼저, 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66나노 D램 반도체 기술이 어떤 기술인지 설명해주시죠.
답변)
예, 60나노 공정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삼성전자·하이닉스만 양산에 성공한 최첨단 기술입니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중국 우시시에 있는 ST마이크로사와의 합작 공장에서 66나노 D램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60나노 공정은 반도체 가공때 새겨지는 전기 회로 선폭이 머리카락 굵기의 2000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첨단 공정입니다.
반도체 공장에서 원가를 줄이고 생산량을 늘리려면 이 회로의 선폭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첨단 나노 공정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2)
그렇다면, 이 같은 기술 공정을 적용해 중국에서 D램 반도체를 생산할 경우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닐텐데 하이닉스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변)
예, 하이닉스는 중국의 반도체 공정은 단순한 제조공정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이닉스측은 업계가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 큰 투자 없이도 생산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인 모델이라고 밝혔는데요.
특히 수출에도 도움이 된다며 중국에 이어 대만 프로모스사와의 협력을 통한 최첨단 66나노 공정을 적용한 D램 제품 생산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수출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상계관세 때문에 수출 다변화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중국 같은 경우는 상계관세 지역에서 관련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입장입니다.
질문3)
그런데 지난 8월인가요? 이같은 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 규정이 만들어지지 않았나요?
답변)
그렇습니다. 정부는 지난 8월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을 통해 국내 주요 산업 핵심 기술보호에 나섰는데요.
각 산업 분야의 40개 주요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습니다.
40개 기술에 포함된 기술은 80나노급 D램 기술을 비롯해 70나노급 낸드 플래시 반도체 기술, TFT-LCD 패널 기술, 하이브리드 및 연료전자 자동차 기술 등입니다.
이는 지난 2003년 이후 국내 산업기술의 해외유출 적발사례가 103건에 이르는 등 기술의 해외 유출이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질문4)
그렇다면 이번 하이닉스의 해외 생산사업과 관련한 정부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변)
정부도 난감해 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미 법안이 나오기 이전에 기술 제휴를 통해 해외에 나가있는 기술이라면 소급입법에 적용이 않되 신고 의무가 없어 처벌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질문5)
산자부 차관 출신인 김종갑 사장이 하이닉스 사장을 맡으면서 첨단기술이 유출될까봐 그동안 해외 매각 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해외사업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평소 해외 매각에 부정적이던 김종갑 사장이 첨단 기술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반도체 공정은 일반적으로 전처리공정과 후처리공정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하이닉스측은 중국에서 ST마이크로사와 합작으로 전처리 공정을 통해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만 사업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반도체 생산 핵심 기술이 후처리공정보다는 전처리 공정에 집약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따라 하이닉스가 대만에서 66나노 D램 제품 생산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할 경우 기술유출 논란이 거세질 전망입니다.
질문6)
그렇다면 만약에 반도체 기술이 유출된다면 국내 반도체 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텐데. 어떤 피해가 생길까요?
답변)
말씀하신것 처럼 반도체 핵심기술이 유출되면 반도체 산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현재 반도체 D램 가격은 주력제품이 1달러를 위협 받을 정도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처럼 가격이 떨어진 이유는 대만 등 경쟁업체들의 물량 공세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반도체분야에 있어서 세계최고 수준을 지켜가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D램 반도체 가격하락 속에서도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60나노대 공정을 주로 사용하는 반면 경쟁업체들은 70나노대 공정이 주력이어서 생산성이 20~30% 앞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첨단 기술이 유출되면 생산성 격차도 줄어들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메랑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질문7)
그렇다면 해외업체들과의 기술격차는 어느정도나 됩니까?
답변)
우리나라와 경쟁국가와의 반도체 기술 격차는 0.5세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일본과 대만 반도체 업체들은 연합전선을 펼치며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을 계속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첨단기술을 이용해 해외에서 생산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정리멘트)
김명래 기자 수고했습니다.
얼마전 두산중공업에 근무하던 임직원이 30년간 축적되온 플랜트 기술을 경쟁사로 빼돌려 문제가 됐었는데요, 이
만약 국내 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반도체 기술이 유출된다면 국가 경제 기반이 흔들릴 것은 뻔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기술유출의 위험이 없다는 안일한 기업들의 태도보다는 첨단기술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가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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