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분양시장에서 대형아파트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 2012년 이후 이후 호된 부동산경기 침체를 겪는 과정에서 주택수요자들의 무겁고 비싼 중대형에 대한 관심은 떨어진 반면, 실속있는 중소형 아파트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지금까지도 높인 인기를 구사하고 있어서다.
18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일반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약 2만4132가구다. 이 가운데 전용 85㎡ 초과 대형아파트는 전체 물량의 3.1%인 769가구에 불과하다. 지난 2007년 이후 10년 간 최저물량이다.
지난 2007년 대형아파트 비율은 40%를 웃돌았다. 2012년에는 50%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점차 비율이 줄어 지난해 10%대로 감소하더니 올해는 한 자릿수로 주저앉았다.
대형아파트의 공급이 큰 폭으로 줄어든 이유에 대해 주택업계는 가구 구성의 변화를 우선으로 꼽았다. 현 주택시장이 1~2인 가구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중소형의 인기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택수요자들이 중대형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을 덜한 중소형으로 몰린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봤다.
결국 주택 수요자에게 주택을 팔아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중소형 위주로 공급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란 얘기다.
대형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이를 찾는 수요는 되레 늘고 있다. 서울 분양시장은 아직까지 4~5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대형아파트를 원하는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4분기(10월~12월) 전체 아파트 거래량에서 전용 85㎡ 초과 대형 아파트 거래량 비율은 18.8%(10월)에서 22.1%(12월)로 증가했다. 분양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달 청약접수 받은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는 대형인 전용 122㎡타입이 28대 1로 경쟁률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분양한 ‘마포 자이 3차’ 역시 119㎡A 타입이 45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정인택 JNK 개발원장은 “최근 분양시장에서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워낙 높다 보니 건설사들도 중대형 평형을 과감히 포기하고 중소형으로만 구성해 단지를 분양하는 추세”라며 “당분간 분양시장에서 대형 아파트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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