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만기 연장 실패 소식에 회사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18일 오전 11시 현재 현대상선186 회사채 가격은 전일 대비 4.75% 내린 5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액면가(1만원)에 비해 46%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9월 발행된 현대상선186 회사채 가격은 6개월 간 35.61%,연초 이후 5.76% 하락했다.
전날 현대상선은 다음달 7일 만기가 도래하는 176-2 회사채 만기를 3개월 연장하기 위해 채권자 집회를 열었지만 투자자들 반대로 무산됐다. 현대상선이 회사채 상환을 위해 필요한 자금 1200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힌 터라 신용등급 하락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대상선 신용등급은 이미 투자부적격인 B-까지 떨어져있다.
신용등급 하락은 만기 도래한 176-2 뿐만 아니라 이미 발행된 전체 회사채에 적용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현대상선이 발행한 공모사채 가운데 일반 투자자 보유분이 7000억원 정도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용평가상 부도를 뜻하는 C 또는 D등급으로 떨어지면 회사채 가격은 더욱 출렁거릴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얼어붙은 비우량 회사채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올 들어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회사채 가산금리(크레딧 스프레드)는 큰 폭으로 축소됐지만 투자자들이 A등급 이하 회사채 투자를 기피하면서 비우량채 가산금리는 확대일로에 있다. 특히 신용등급 BBB 이하 기업들은 회사채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해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BBB 회사채 발행액보다 상환금액이 많은 순상환 기조가 지
한 회사채 발행시장(DCM) 관계자는 “최근 BBB등급 회사채 가산금리가 5%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됐지만 높은 금리에도 회사채를 매수하려는 투자자를 찾을 수 없다”며 “리스크 관리를 엄격히 하는 기관투자자는 물론 최근에는 개인투자자 문의도 뜸해졌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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