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셀트리온 주주들 사이에서 코스피 이전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코스피로 이전하면 수급이 호전되고 공매도도 잦아들 것이란 주장이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셀트리온 관련 각종 주식게시판에서 코스피 이전을 주장하는 주주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주주는 “공매도 세력은 통정거래가 의심되는 매매 행위와 시장과 동떨어진 수급 흐름을 통한 변동폭 확대로 수시로 셀트리온의 주가와 본질 가치를 왜곡하고 있다”라며 “개인주주들은 증권사 계좌이관, 종가 1주 매수 운동,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전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셀트리온의 가치를 알리고자 노력 중이지만 현 코스닥 시장 체제 하에서 이러한 노력에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주주님들과 뜻을 모아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전에 대해 회사측에 공식 건의를 하려 한다”며 “주주들의 많은 동참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월부터 셀트리온 주주들은 공매도 타도를 외치며 주식이관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공매도하려는 기관들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을 빌리지 못하게 대차 서비스가 없는 유진투자증권, 동부증권, KB투자증권 등으로 주식을 이관하자는 움직임이었다. 실제로 2월 초까지 KB투자증권으로 갈아탄 셀트리온 주식수가 3000억원 어치에 육박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의 일부 주주들이 코스피 이전을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급이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신 탓에 코스닥 종목 매수를 꺼리는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코스피로 이전하면 수급면에서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다. 또 코스피로 이전 상장할 경우 코스피200 편입 가능성도 높다. 현재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12조원으로 코스피 시장에서도 20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들이 셀트리온 주식을 사들이기 때문에 주가엔 호재라고 할 수 있다.
코스피 이전을 주장하는 측은 수급 개선으로 주가 상승이 예견되면 자연히 공매도도 줄어들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또 호가 단위가 바뀐다는 점도 공매도를 줄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주가는 10만원이 넘기 때문에 코스닥에서는 호가 단위가 100원이지만 코스피에서는 500원이다. 호가 단위가 5배 확대되기 때문에 공매도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이 공매도를 억누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공매도가 많은 근본적인 이유는 회사의 시장 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돼있다는 시각 때문인데 단순히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바꾼다고 해서
셀트리온 관계자는 “코스피 이전 상장과 관련해 회사 차원에서 전혀 검토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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