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5조원 내외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은 '어닝쇼크'를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 대신증권과 IBK투자증권은 5조300억원, NH투자증권은 5조원, 미래에셋증권은 4조9300억원을 예상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연구원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삼성전자가 당초 컨센서스였던 5조3400억원을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이 최근 추정한 전망치를 연초에 나온 전망치와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1%, SK하이닉스는 28% 하락했다.
IT 업종뿐만 아니라 자동차·철강 업종에 대한 이익 전망치도 크게 하락했다. 현대차는 1월 전망치에서는 1분기 영업이익이 1조6810억원이었으나 최근 전망치는 1조5016억원으로 10.6% 줄었다. 기아차는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석 달 새 22% 폭락했다. 포스코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5469억원으로 연초에 나온 전망치에 비해 18.5% 하락했다.
문제는 실적 개선은 더딘 상황에서도 최근 들어 경기민감주 주가는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내놓으며 '안도랠리'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책적 변수로 이머징 자산에 대한 선호가 살아나면서 경기민감주 주가가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투자심리와 수급에 기댄 상승이라 가격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건설·조선 업종은 실적이나 업황 개선 없이 최근 주가가 많이 뛴 대표적인 종목이다. 현대중공업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74억원으로 연초에 나온 컨센서스보다 11.6%나 빠졌지만 같은 기간 주가는 27% 상승했다.
현대건설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연초에 비해 2.7%가량 하락했지만 주가는 34.7% 올랐다. 연초 대비 주가가 16% 오른 대우건설 1분기 영업이익은 961억원으로 연초 추정치보다 10.8% 깎였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중순부터 1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6월
박 연구원은 "실적에 대한 실망이나 대외 정책 변수에 따라 가격 조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적 시즌에 앞서 주가가 반등할 타이밍을 잡아 경기민감주 비중을 조금씩 줄이는 투자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