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대형 회계법인을 포함한 회계사 30여 명이 감사 중인 기업 주식을 불법으로 거래하다가 적발됐다.
23일 금융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삼정(7명), 안진·한영(각 2명), 삼일(1명) 등 이른바 '빅4 회계법인'을 포함한 12개 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 30여 명이 '공인회계사법'과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을 어기고 감사 대상 기업의 주식을 거래한 사실이 확인됐다. 적발된 회계사들은 소속 회계법인의 감사와 관련된 기업의 주식을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회계사들이 감사 중인 기업 주식거래로 적발된 사례는 간혹 있었지만 복수의 회계법인에 소속된 회계사 수십 명이 한꺼번에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삼일회계법인 소속 26명을 포함해 회계사 32명이 제일기획 등 감사기업 미공개정보 이용 주식 거래로 적발된 것을 계기로 금융감독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올해 1월까지 합동으로 법인 소속 회계사 약 1만명의 주식 거래를 전수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회계사들의 불법 매매가 동시에 적발된 것이다.
공인회계사법과 외감법은 파트너급 이상 공인회계사는 자기 법인이 감사하는 모든 기업의 주식을, 일반 회계사는 소속 팀이 감사하는 기업의 주식을 거래하지 못하도록 '독립성' 규정을 두고 있다. 이는 기업의 내밀한 경영 정보에 먼저 접근하는 공인회계사들이 감사 대상 기업과 유착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막고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항이다. 당국의 제재가 확정되면 적발된 회계법인은 소속 회계사가 주식을 불법 거래한 기업과의 감사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문제가 된 회계사 처벌 안건을 논의했으나 적발 대상자가 많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오는 30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증선위에서는 직원 5명을 고용해 기업형 시세조종을
[최재원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