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캐피탈은 지난해 말 미얀마 당국에서 소액대출금융회사(MFI·Micro Finance Institute) 형태로 현지에 진출하기 위한 예비인가를 받은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본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진출 지역은 미얀마 경제수도인 양곤에서도 낙후 지역으로 분류되는 인세인(Insein) 일대와 양곤 남부 만달레이다.
IBK캐피탈은 이 일대에서 저소득층과 근로자,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농업자금 대출, 의료비·학자금 대출 등 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영업은 미얀마 대출상한 금액인 500만차트(kyats·1차트는 약 1원) 범위에서 무담보 소액대출 형태로 진행된다. IBK캐피탈은 미얀마 영업·인력 운용 경험을 토대로 향후 라오스 등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에 영업점을 확대·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BNK캐피탈도 미얀마 양곤에서 2014년 8월 영업인가를 받고 활발히 영업 중이다. BNK캐피탈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에 모두 영업망을 갖춘 금융회사다. BNK캐피탈은 미얀마 현지인을 상대로 신용대출과 소액대출을 하고 있다. 고객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20만~30만원 선으로 소액이지만 평균 30%대인 대출 금리와 1%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고 있다. BNK캐피탈은 올 들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얀마가 캐피털 업체에 매력적인 시장인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미얀마 금융회사 가운데 가장 큰 회사의 자산 규모가 6조원에 불과할 정도로 그 규모가 작은 데다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제1금융권인 은행으로 진출하여 영업하든, 제2금융권인 캐피털로 영업하든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신용을 중시하는 미얀마 불교 문화도 장점이다. 불교 문화 특성인 윤회 사상으로 인하여 '빚을 갚지 않으면 언젠가는 화를 당한다'는 인식이 강해 연체율이 낮다. BNK캐피탈 관계자는 "미얀마 마을마다 대표가 한 명씩 있는데, 이들이 마을 주민들에 대한 신용평가를 해주고, 연체한 주민에게는 빚 독촉도 해줘서 연체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은행으로는 신한은행이 한국계 은행 중 최초로 미얀마 현지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이달 초 획득했다. 우선 신한은행은 미얀마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을 상대로 영업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미얀마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주요 관문이자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지역으로, 2011년 경제자유화 조치 이후 8%대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도 카드사 최초로 미얀마에 신규 자회사를 설립하고, 소액대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에 법인 설립, 국내 금융당국 자회사 편입 신고 등 절차를 거쳐 하반기에 현지 금융당국 승인을 통한 소액대출업 라이선스를 취득한 후 현지 영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미얀마에 진출하는 방식은 독특하다. 다른 은행들처럼 미얀마 현지에 자사 또는 지점을 설립하기보다는 소액대출 법인이나 합작사 설립 등 우회 전략을 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소액대출 사업을 할 수 있는 '우리파이낸스 미얀마' 법인을 설립했다. 자본금은 200만달러(약 23억원) 규모로 미얀마 현지인을 대상으로 농업자금 대출, 학자금 대출 등 은행 수준 금리와 서비스를 제공해 향후 은행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곧바로 은행업에 진출하지 않고 우회
[박준형 기자 / 정석우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