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오는 13일 20대 총선에 따른 휴장 이후 지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을 모은다. 이는 정국 주도권을 여야 중 어떤 쪽이 확보하는지에 따라 기업 구조조정 정도와 정부·중앙은행의 경기대응 강도 등이 좌우될 수 있는 데다 정책 기대·우려감에 따라 지수가 반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19대 총선일 다음 날인 2012년 4월 12일 코스피는 약 0.4% 가량 내렸고, 18대 총선일 다음 날에는 0.6% 가량 올랐다.
나아가 1981년 11대 총선부터 살펴봐도 일관된 흐름은 없었다. 공약 대상으로 자주 등장하는 건설, 통신, 유틸리티, 은행 등 선별적인 업종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영향이 나타나긴 했으나 이마저도 이내 소멸돼 총선과 지수간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다소 낮다는 얘기다.
하지만 외국인 수급의 방향성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19대 총선 다음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3600억원 가량 매도 우위를 기록했고, 이후 7거래일간 1조1000억원 매도 공세를 퍼부었다. 18대 총선에서도 5거래일동안 무려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매물이 쏟아졌다.
즉 이번 총선에서도 최근 방향성을 탐색 중인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돼 수급적 공백을 만들고 이는 지수의 횡보세를 더하거나 하락세로 연결될 수 있다. 이와 맞물려 그동안 요동친 정치관련 테마주들 역시 급락할 것으로 예측돼 이번 총선이 증시에 대체로 ‘실’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휴장 이후 불확실성이 걷힌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9차례의 총선 전후 지수 반응을 살펴본 결과 대체로 총선을 전후한 흐름은 좋지 않았지만 2000년(IT버블 붕괴), 2008년(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이례적 사건 때문에 평균이 왜곡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두 시기를 제외한 결과 총선 전후해 지수의 상승이 나타난 것을 발견할 수 있었고, 총선이라는 ‘불확실성’이 소멸한 후 주식시장은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6대(2000년)·18대(2008년) 총선을 제외한 지난 7번의 총선에서는 총선 5일후 지수가 평균 1.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지난 설 연휴 휴장으로 된서리를 맞은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난 2월 설 연휴기간 동안 축적된 글로벌 이벤트가 일제히 반영되면서 코스피는 하루만에
이에 대해 홍 연구원은 “13일 중국의 무역수지, 미국의 베이지북의 발표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으며 중국 경제지표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는 상당 부분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