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말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삼성그룹 사장단회의의 관심으로 일제히 급등했던 VR(가상현실) 관련주의 희비가 1개월여만에 엇갈리고 있다.
18일 센서 모듈업체 파트론은 1.22% 오른 1만2400원에 마감했다. 이달 1일 장중 연고점(1만2600원)을 찍기도 했던 파트론은 MWC 효과가 한창이던 지난 2월 23일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며 같은 날 대비 8.8% 상승했다.
반면 동작 인식에 필요한 레이저 다이오드 기술을 보유한 큐에스아이와 3차원 TV용 안경 제조업체인 코렌의 주가는 같은 기간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렌과 큐에스아이 주가는 MWC 효과를 누렸던 지난 2월 말보다 각각 25%, 20% 급락했다.
업계에서는 삼성행사에 참여한 마크 주커버그가 “차세대 플렛폼은 VR”라고 지목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관련주에 대해, 현실적으로 콘텐츠 확보와 기기확산에 시간이 걸린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전반적인 관심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VR 사업에 대한 확신 없이 기대감이 선반영된 주가가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 지난 2월 말 VR 관련주는 일종의 ‘모멘텀 플레이(큰 이벤트를 바탕으로 기업주가가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움직이는 것)’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며 “VR에 대한 관심이 확연히 떨어진 만큼 VR사업에 최적화됐다고 평가받았던 종목의 움직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파트론은 VR관련주에 이어 ‘갤럭시S7 관련주’로 주목받으면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 S7은 이달 들어 올해 예상판매대수가 기존 3600만대에서 4100만대로 상향 조정되는 등 다소 부정적인 시장 평가를 이겨내고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박기흥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보수적인 재고관리에도 불구, 갤럭시 S7의 선전을 감안하면 파트론 등 관련 부품의 실적모멘텀은 2분기로 이어질 것”
오세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VR 관련주는 향후 킬러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잇따라야 다시 한번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 드론, 인터넷 쇼핑 등 연계된 사업이 많아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장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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