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1분기 순이익이 49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8.5% 증가한 수치다. 또 통합비용으로 277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던 작년 4분기보다 5199억원 늘었다.
KEB하나은행의 이런 실적은 국내 1위인 신한은행(5749억원)의 턱밑까지 쫓아 온 셈이다. KEB하나은행의 실적은 우리은행(4117억원·계열사 제외)과 국민은행 3872억원보다 많다.
작년 9월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이 통합해 출범한 KEB하나은행에서 본격적인 영업 시너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EB하나은행을 비롯한 하나금융그룹 전체는 고객저변 확대를 위해 계열사 통합 고객 서비스인 하나멤버스를 출시해 가입고객이 333만명을 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활동고객이 늘어나면 은행은 예금을 통해 대출 등 활발한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예금의 경우 조달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은행들이 고객 확보에 나서는 이유다. KEB하나은행은 1분기 이같은 핵심저금리성예금이 41조4360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8692억원(2.1%) 증가했다.
곽철승 하나금융그룹 재무담당 상무는 “핵심저금리예금은 전년 동기에 비해 20.4% 늘려 조달비용을 크게 낮춘데 비해 고금리를 돌려줘야하는 정기예금은 전년 동기에 비해 1.9%만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저금리로 조달한 돈으로 리스크는 적고 수익성은 높은 중소기업대출을 늘리면서 이자이익은 늘었다. 그룹 전체를 살펴보면 1분기 이자이익은 1167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3% 늘었다.
비용 측면인 대손충당금은 줄였다. 작년 4분기 3390억원이었던 KEB하나은행의 충당금 전입액은 올해 1분기 1440억원으로 0.29% 줄었다. KEB하나은행은 조선·해운업 관련해 800억원 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올해 1분기에 선제적으로 쌓았다.
또다른 비용 측면인 판매관리비도 크게 줄었다. 하나금융그룹 전체의 1분기 판관비는 9307억원으로 작년 4분기 1조4424억원보다 35.5%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KEB하나은행의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들어간 비용증가 요인이 사라졌고, 직원의 감소로 인해 인건비 586억원을 줄었다.
경영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인 자산이익률(ROA)은 개선됐다. ROA는 0.55%로 전년말 대비 0.26%포인트 올랐다.
건전성도 좋아졌다. 1분기 말 기준 하나금융그룹의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은 전년말 대비 0.08%포인트 상승한 13.39%이었다.
하나금융그룹 전체 순이익은 KEB하나은행보다 적은 4379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은 142억원, 하나저축은행 62억원, 하나카드 50억원, 하나생명 4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127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실제 손익과는 관계없는 연결납세효과로 인한 법인세 비용
실적발표에 나선 김병호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법인 통합이후 수익성, 자산건전성, 자본안전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1분기 실적의 경우 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 증가와 함께 위험관리를 통한 대손충당금 감소 등이 실적 개선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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