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화학업종과 KT 등의 통신업종의 최근 시장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는 물론 지난달 컨센서스에 비해서도 큰 폭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와 IT(정보기술), 건설업종은 실적 기대감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화학업종은 정유업종과 함께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대표 업종이다. 에틸렌 마진 강세에 힘입어 수차례 컨센서스가 상향된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최근 전망치는 지난달 나온 추정치보다 7.3% 증가한 4745억원까지 올라갔다. 대한유화도 지난해에 비해 28% 오른 69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단통법 시행 이후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줄어드는 추세가 계속되면서 통신업종의 1분기 성적도 좋은 편이다. KT는 전년 동기 대비 12% 오른 3614억원의 영업이익을, LG유플러스는 9.7% 오른 169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태양광 사업 호조 덕분에 OCI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2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애초 컨센서스인 68억원의 3배가 넘는 액수다.
그러나 자동차업종 등은 어닝 서프라이즈 대열에서 소외됐다. 신흥국 경기 침체로 인한 공장 가동률 저하와 원화값 반등이 매출과 영업이익을 깎아먹을 것으로 염려되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현대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을 1조3633억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전망치에서 7.3% 하향된 수치다. 기아차의 시장 전망치도 한 달 새 8% 떨어졌다. 만도의 영업이익도 지난달 컨센서스보다 8% 감소한 58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과 중국에서 세제 혜택의 영향으로 수요가 반등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1분기엔 그 효과가 반영이 안 됐다"며 "신흥국 매출 비중이 큰 현대차의 공장 가동률이 낮게 나오면서 자동차 부품업체 이익까지 덩달아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IT업종 역시 업황 부진으로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LG이노텍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줄어든 16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SDI는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적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최근 나온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54억원으로 지난달 769억원에 비해 15% 감소했다.
건설업종 전망도 다소 어둡다. 지난해에 비해선 영업이익이 큰 폭 증가했지만, 유가 하락으로 중동 등 해외 사업장의 공기가 지연되는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 대림산업이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907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건설보다 화학 부문이 선전했기 때문이었다. 대우건설 영업이익 전망치는 880억원 수준으로 한 달 전 추정치인 961억원에서 8% 줄었다. GS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한 달 새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주식시장 전반에 기대가 반영돼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황에서 실망스러운 실적이 나오면 최근 주식 상승세가 꺾일 수도 있다"며 "특히 반도체나 IT 분야는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직 제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