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한국항공우주 ◆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직전 거래일보다 600원(0.87%) 하락한 6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이후 이 종목 주가는 12% 내려간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주요 주주가 대거 주식 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한화테크윈 DIP홀딩스 등 기존 주주들의 주식 공동매각 약정이 지난해 말 만료됐다. 이들 중 한화테크윈과 DIP홀딩스는 지난 1월 6일과 11일 이미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매각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분 5.01%를, DIP홀딩스는 보유 지분 4.99% 전량을 팔았다. 지난달 17일에는 현대차가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5%를 시간 외 대량매매를 통해 매각했다
블록딜이 이뤄질 때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한화테크윈의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매각 때 주가는 전날보다 10.77% 급락했고, DIP홀딩스의 블록딜이 이뤄졌을 때는 5.15% 하락했다. 지난 3월 17일 현대차가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팔았을 때도 주가는 3.51% 빠졌다.
하지만 수급 우려가 완화되면 양호한 수주와 실적 등 긍정적인 요소들이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7% 오른 7874억원, 영업이익은 31.4% 오른 74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수급 부담 등으로 인해 주가가 오르기 힘들 것"이라면서도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한국 항공기 산업에서 독점적 위치에 있는 기업인 만큼 장기 전망이 좋다"고 평가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연간 수주 목표인 6조5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미래 가치를 긍정적으로 보고 틈날 때마다 지분을 사모으고 있다. 기존 주요 주주의 연이은 블록딜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에 따라 지난해 말 15.16%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21.27%까지 올라갔다. 불과 4개월 만에 지분율이 6.11%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1999년 대우중공업, 삼성항공산업, 현대우주항공 등 3사 항공 관련 부문이 통합돼 설립된 방산업체다. 산업은행이 대출금을 출자전환해 26.75% 지분을 가진 1대주주로 올라섰다. 산업은행은 이중 11.75%의 지분을 내다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재무적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청구공사가 꼽힌다. 2014년 3695억원이던 미청구공사는 2015년 8774억원으로 137%나 급증했다. 미청구공사란 매출채권의 일종으로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을 말한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부채비율은 2014년 102.69%에서 2015년 131.45%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IR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우 대부분 정부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최근 미청구공사 문제가 크게 부각된 조선업이나 건설업과 사정이 다르다"며 "정부 사업이 예산 범위에서 이뤄지다보니 일시적으로 매출채권이 발생한 것인데 이들은 100% 가깝게 회수 가능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최근 배당에 관심 많은 투자자들이 눈여겨보는 종목 중 하나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1%대 배당성향을 유
IR 관계자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부실 자회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산업은행 자회사 중 몇 안 되는 알짜 회사"라며 "산업은행이 수익성 좋은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배당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배당성향은 20%를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