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한화테크윈 ◆
최근 주가 상승은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개발 우선협상대상자에 자회사 한화탈레스가 선정된 덕분도 컸다. AESA 레이더는 적의 전투기를 식별하고 공중전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핵심 장비다. 지난 20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KF-X에 탑재할 AESA 레이더 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탈레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LIG넥스원을 유력하게 점쳤던 업계의 예상을 제대로 뒤엎은 것이다. AESA 레이더 등을 포함한 국내 유도무기 사업은 향후 성장성이 높은 데다 LIG넥스원이 장악해온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항공전자 부문 우위, 수출 교섭 유리, 발사대 독점, 유도무기 체계 직접 제조 등으로 국방 업체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며 "개발비를 양산 시점에 반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매출액은 수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화탈레스 수주 덕분에 실적뿐만 아니라 한화테크윈의 위상이 한 단계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방부가 향후 유도탄 등 미사일 체계에 대한 지출을 늘릴 계획이어서 이번 수주는 의미가 매우 각별하다. 국방부에 따르면 방산업체의 주요 매출원인 방위력 개선비는 2020년까지 연평균 10.8% 증가한 77조원이 집행될 예정이다. 이 중 올해는 11조6398억원이 쓰인다.
2016~2020년 국방중기계획을 보면 항공전력을 확보하는 데 가장 많은 비용이 집행되긴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에도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다. 킬 체인은 북한 전 지역 징후 탐지 및 식별, 타격 능력 향상을 위한 장비로 적 탄도탄 및 대량살상무기를 적극적으로 추적·선제타격해 방어하는 체계를 말한다. 킬 체인과 KAMD 관련 방산업체는 LIG넥스원, 한화테크윈(한화탈레스, 두산DST 포함) 등이다.
여기에 한화테크윈 자회사인 한화탈레스의 주요 사업 영역은 탐색기 및 레이더 분야이고, 최근 한화테크윈이 인수한 두산DST는 유도미사일 발사체 쪽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탈레스가 이미 천마와 천궁 등 육상 유도무기의 다기능 레이더를 납품했고 L-SAM 다기능레이더 탐색 개발도 담당해왔다"며 "그동안 저평가받던 한화탈레스 등 자회사들의 사업 역량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 전망뿐 아니라 올해 1분기 실적 전망도 장밋빛이다. 증권사들은 한화테크윈이 국방사업과 엔진사업의 호조로 매출액 6272억원, 영업이익 17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