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은 김경준 씨가 제출한 이면계약서에 있는 것과 같은 것으로 보이는 이명박 후보의 도장이 찍힌 LKe뱅크의 인감관리대장을 확보해 진위 파악에 나섰습니다.
김경준 씨의 변호인 오재원 변호사는 검찰이 확보한 LKe뱅크 인감관리대장에 찍힌 도장과 원본계약서의 도장이 같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후보가 김 씨에게 직접 건네줬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 후보가 실제로 이 도장을 김 씨에게 넘겨줬는 지, 김 씨가 인감대장이나 이 후보의 인감도장을 위조한 것은 아닌 지 여부를 밝히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씨 변호인인 오재원 변호사는 25일 "검찰이 확보한 LKe뱅크 인감관리대장에는 김씨와 이 후보(당시 대표이사)의 도장 2개가 있으며, 검찰이 정밀 감정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대장에 있는 도장과 '한글 이면계약서'의 도장이 같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 대장은 원래 검찰이 확보하고 있던 것인지, 김씨가 송환되면서 갖고 온 것인지,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 변호사가 보낸 소포에 들어있던 것인지는 (변호인으로 선임되기 전의 일이어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도장은 또 2000년 6월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한 EBK증권중개의 회사설립신고서에 찍힌 것과도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은 이날 "EBK증권중개 설립 과정에서 이 후보가 김씨에게 포괄적 위임을 해 해당 도장이 2000년 4월24일 이후 김씨에 의해 임의로 만들어진 막도장으로 보인다"면서 "법인 설립 절차 등에도 찍혀나왔을 가능성이 있고 이 후보가 갖고 있지 않은 도장으로 무슨 문서를 작성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한글계약서와 2000년 6월 EBK증권중개가 금감원에 제출한 공식문건에 찍은 도장은 그 회사에서 등록해 놓은 '사용인감'"이라며 "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진짜 인감도장은 부담이 있기 때문에 사용인감을 따로 만들어 쓰는데 무작정 막도장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기업운영의 현실을 모르고 무조건 잡아떼고 보자는 억지"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계약서 작성 시점이 같은 해 2월인 점에 주목해 해당 도장을 이 후보가 김씨 측에 건네준 것인지, 김씨가 대장이나 도장을 위조한 것은 아닌지, 한글 계약서에 나온 것과 일치하는 것인지, 한글 계약서 작성 시점이 언제인지 등을 정밀 분석 중이다.
수사팀은 휴일이면서 이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중앙선관위에 공식 등록한 25일도 전원 출근해 오후부터 김씨를 다시 불러 조사하는 한편 에리카 김씨가 보낸 소송서류 중 김씨가 추려서 낸 문서를 분석했다.
26일 공식 취임하는 임채진 검찰총장은 24일 출근해 현안을 보고받았으며 명동성 신임 서울중앙지검장도 24~25일 잇따라 사무실에 나와 수사 상황을 챙겼다.
검찰은 아울러 계약서에 나온 50억원의 BBK 주식거래가 사실이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벌이는 한편 지난 8월 '서울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 수사 때 넘겨
김홍일 3차장검사는 "김씨의 범죄 혐의나 피의사실과 관련해 추가 수사가 필요해 구속시한을 연장했으며 구체적인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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