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당 원화값이 14원 이상 급락한 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긴박하게 환율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장 초반부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셈이다.
우선 중국 경기가 좋지 않다. 중국의 4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로 전월 49.7보다 떨어졌다. 중국 기업이 제조업에 대한 전망을 지난달보다 더 안 좋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은 이달 PMI를 49.8로 전월보다 높게 봤지만 오히려 결과는 뒤집힌 셈이다.
중국은 이날 장중에서 위안화 가치를 전날보다 0.59% 떨어뜨렸다. 지난해 8월 13일 위안화 가치 절하 이후 최대폭이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과 내수를 살리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이런 움직임을 중국 경기 전망에 대한 염려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럽 경제도 어둡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3일(현지시간) 올해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2017년 성장률 전망도 기존 1.9%에서 1.8%로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유럽도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호주 중앙은행이 전날 기준금리를 2%에서 1.75%로 1년 만에 낮춘 것도 시장에서는 불안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6월 한 차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 또한 달러 강세를 가져왔다. 데니스 록하트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일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금융정책토론회에서 "6월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매파적 발언을 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록하트 총재가 미국 금리 인상을 제기하면서 달러가 강해지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안전자산 선호 굳히기가 나온다"며 "원화값은 변동성을 키우면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원화값이 1150원대로 떨어진 것은 그동안 원화 강세 상황이 환원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10원대 낙폭은 3월에도 수차례 있어 큰 변동성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원화 약세는 5월 중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펀더멘털(경제기초체력)이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줄곧
유신익 신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5월 중에는 달러당 원화값의 움직임을 1150원에서 최대 1190원까지로 보고 있다"며 "(4월 강세를 보였던) 원화값이 축소 폭을 점차 줄이면서 값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