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농협·하나)의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1분기에만 방카 수수료 수입 260억원을 거둬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234억원보다 11% 성장한 셈이다. 성장세로는 우리은행도 뒤지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1분기 방카 수수료 수입은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240억원보다 8%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방카슈랑스는 상품 특성상 장기간 가입하게 되므로 상당한 수수료 수입을 은행에 가져다 준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방카 성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찾기 위해 전력해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지난해 상반기에는 보험 판매 실적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작년 하반기부터 포트폴리오에 보험 상품을 편입시켜 고객 자산을 관리하도록 한 것이 성장의 주요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또 KB금융지주가 KB손해보험을 인수한 이후 본격적인 시너지를 낸 것도 요인이다. 올해 1분기 국민은행에서 방카수수료 판매액 중 KB손보 상품 비중은 전년 동기보다 2배 늘었다.
이에 비해 하나·신한은행은 방카 수수료가 크게 감소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방카 수수료 1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08억원) 대비 31% 급감했다. 소매금융의 '강자'인 신한은행은 올해 보험 판매로 1분기 176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22% 감소한 수치다. 농협도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시중은행의 방카 실적이 급감한 것은 은행에서 파는 방카의 채널 다양화와 관련이 있다. 온라인 보험 활성화와 보험대리점(GA) 등을 통해 사업비가 적은 저축성 보험을 구입하는 길이 넓어진 탓이다. 또 2013년부터 2억원 초과 즉시연금 비과세가 없어지면서 방카슈랑스의 상품성도 떨어졌다.
하지만 국민 우리은행은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영업점에 방카 판매를 독려하면서 실적 선방에 나섰다. 이에 비해 다른 시중은행들은 정책성 상품 판매와 인사 이동 등으로 방카 영업을 소홀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부 상품의 최저보증이율 인하로 상품성이 떨어지다보니 적게 팔린 이유도 있고, 1월 말 인사 이동으로 영업 조직이 방카 판매에 신경을 못 쓴 측면이 있다"며 "다만 2분기에는 방카 판매가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 판매도 국민은행이 1위를 차지했다. 이 은행의 펀드 수수료는 1분기 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했다. 뒤이어 농협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12%, 우리은행이 8% 성장했다.
이에 비해 신한은행은 펀드 수수료가 전년 동기 282억원에서 206억원으로 27% 급감했다. 하나은행도 10% 감소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국내외 주가 변동성이 심해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 상환이 안 되면서 이 상품에 재가입하는 고객이 줄다 보니 수수료도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가지수가 좋지 않아 펀드 판매가 전
대출은 1분기에만 국민은행이 기업·가계 부문을 통틀어 3조5000억원을 늘려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였다. 뒤이어 우리은행이 3조4000억원, 농협은행은 2조4000억원, 신한은행은 1조7000억원을 늘렸다. 이에 비해 하나은행은 대출이 오히려 2조7000억원 줄어들었다.
[김효성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