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바꿔주지 않으면 한국에서 영업을 못 하겠다고 버텼다.”
지난 3월 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이사회에 참석한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문자 그대로 ‘배수진’을 쳤다. 영국 본사 임원들은 물론이고 세계 곳곳에서 모인 SC그룹의 은행장들이 한곳에 모인 자리였다.
박 행장은 그 자리에서 “한국 고객들에게 다가가려면 ‘제일’이라는 브랜드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며 “명칭을 바꾸지 않으면 오히려 한국내 영업은 정체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참석자들을 설득했다. 박 행장은 상당수 본사 임원들이 박 행장의 주장을 경청하더니 머리를 끄덕였다. 특히 발언이 있던 전날밤 박종복 행장은 그룹 브랜드 담당 임원을 만나 밤늦게까지 명칭 변경의 이유를 설명했다. 박 행장은 “왜 진작 제일은행 이름을 쓰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정도”라며 “대화가 잘 풀려서 올해 말에야 예상했던 명칭변경을 지난달에 완료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 2011년 12월 은행명이 한국SC은행으로 바뀌면서 사라졌던 ‘제일’ 브랜드는 박 행장의 필사의 노력으로 4년여만에 다시 부활하게 됐다. 제일은행은 지난 1958년 ‘제일’ 이라는 브랜드를 첫 사용한 뒤 1990년대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로 불리며 전성기를 구가하다 외환위기 파고를 넘지 못하고 1999년 미국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털에 넘어갔고 이후 지난 2005년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을 다시 새 주인으로 맞은 바 있다.
SC제일은행은 당분간 한국시장에서 소매금융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적격대출 활성화를 통해 이자 수입을 키워갈 예정이다. 주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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