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 초반 반등을 시도했지만 끝내 하방 압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외국인·기관 등 주요 매수주체들이 매도 공세를 퍼부으며 지수를 끌어내린 가운데 대형주 위주로 부진이 이어지면서 1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50(0.53%) 내린 1966.99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2.48포인트(0.13%) 오른 1979.97에 출발해 장중 198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팔자’로 가닥을 잡으면서 개장 후 20여분만에 주저앉았다.
5월 중순을 지나고 있지만 지수는 이날까지 단 2거래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지난달 21일 2020선까지 치고올라간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지수의 지지부진한 움직임은 무엇보다 기관이 매도공세를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은 지수가 강세를 보이던 지난달에도 약 1조8865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쏟아내면서 상승폭을 제한했다.
반면 이 기간 외국인은 2조원에 달하는 매수세를 보이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월말 개인마저 매도우위로 돌아서면서 지수는 끝내 2000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문제는 이달 들어서도 기관의 수급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기관은 이달에만 벌써 1조3000억원이 넘는 물량을 내놓으면서 전월 대비 매도 규모를 늘리고 있다. 지수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외국인마저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거두고 있어 앞으로의 비우호적인 수급 환경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1분기 실적시즌도 막바지에 이르러 모멘텀은 부재한 상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통화정책 변수보다는 경기 영향이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글로벌 경제지표 역시 회복 신호 또는 둔화 신호가 아직까지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매크로 지표의 영향력도 낮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예컨대 상승했던 물가지표들이 일시적 조정기를 거치고 있기 때문에 연초 이후 주도주 역할을 했던 에너지, 소재, 산업재 등 인플레이션 관련주는 모멘텀 공백기를 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연구원은 “미국 6월 기준금리 동결확률이 4%까지 낮아지는 등 연준 발 호재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경제지표도 아직은 랠리를 자극할만큼 턴어라운드 신호가 강력한 상황이 아니다”면서 “반면 실적호전으로 지수가 급락할 가능성 또한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주식시장은 경기회복 신호를 기다리며 업종별 빠른 순환매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렸다. 은행, 철강금속 등은 2% 넘게 내렸고 전기전자, 보험, 화학, 제조업 등도 1%대 약세를 보였다. 반면 섬유의복은 2% 이상 올랐고 증권, 건설업, 비금속광물, 종이목재, 유통업 등도 강세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13억원, 1148억원 매도 우위를 보인 반면 개인은 2168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714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 마감했다. POSCO는 3% 넘게 하락했고 삼성전자, 삼성생명, LG화학 등도 2%대 약세 마감했다. 반면 KT&G는 3% 넘게 올랐고 삼성물산, 신한지주도 강세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 속에서도 빛나는 종목이 있었다. 해태제과식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해태제과식품은 지난 11일 이후 이날까지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해태제과식품의 공모가는 1만5100원, 이날 종가는 4만1500원이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상한가를 기록한 해태제과식품, 현대시멘트, 동남합성 등 3종목을 포함해 342개 종목이 올랐고 450개 종목은
코스닥은 전일 대비 0.67포인트(0.10%) 내린 704.3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부진한 가운데 메디톡스, CJ E&M, 카카오 등이 2~3%대 약세를 보였다. 반면 이오테크닉스, 코미팜, 케어젠, 컴투스 등은 상승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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