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사업들이 단지 내 상가 소유주와의 갈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23일 강남권 재건축 조합들에 따르면 상가 감정 평가, 주차장 지분 갈등으로 재건축 전후로 사업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는 지난달 서울시에서 재건축 사업 시행 인가를 받았지만, 인가를 받기까지 상가 측과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야 했다.
김형진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장은 "상가 측의 무리한 요구를 반영하지 않는 대신 상가 측에 개발 이익을 공유하고 유리한 조건으로 상가에서 아파트로 변경할 수 있게 하는 등 절충안을 제시해 해결했다"고 말했다. 반면 개포주공3단지는 철거가 진행 중임에도 상가 측과 소송 중이다. 개포주공3단지와 상가 측은 2013년 '분양 당시 상가 분양 가격 및 아파트 가격 대비 상승 비율'을 상가 감정평가에 반영하는 내용을 포함해 합의서를 작성했다.
상가 측은 이를 근거로 상가 감정평가에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영수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조합장은 "합의서 총론에는 도시정비법 내에서 상가 측 감정평가를 하기로 명시돼 있다"면서 "도시정비법을 고려하면 상가 측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상가와 단지가 물리적으로 분리된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도 아파트 단독으로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는 기본적으로 상가와 함께 진행하는 방향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라면서도 "현재 상가 측과 협상 중이지만 나중에 어떻게 변동될지는 알 수 없다"며
상가와의 갈등은 재건축 입주 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강남 역삼동 성보아파트를 재건축한 테헤란아이파크는 2014년 준공했지만 입주 2년이 넘도록 등기를 하지 않고 있다. 이웃 단지와의 땅 문제와 함께 단지 내 상가와 입주민 간 주차장 지분 분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