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글로벌 펀드분석 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1주일 동안 전 세계 주식형펀드에서 58억41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국이 속해 있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형펀드'에선 6억26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신흥국 채권형펀드에서도 41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오직 선진국 채권형펀드에만 28억77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선진국 중에서도 북미지역의 채권형펀드에 자금 유입이 집중됐는데 12일부터 18일까지 이 지역 채권형펀드에 흘러들어간 자금은 35억4300만달러에 달한다.
북미지역 펀드는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펀드가 대부분 비중을 차지한다. 이달 초 92.6752까지 내려갔던 달러 인덱스가 95 이상으로 반등하는 등 달러 가치가 올라가자 미국 국채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브렉시트 투표가 예정돼 있는 6월이 다가옴에 따라 달러가 강세로 전환됐다"며 "당분간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에 자금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길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유가 급등 외에는 위험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할 만한 이벤트가 다음달까지 안 보인다"며 "국제유가가 50달러 벽을 넘지 못하고 박스권에서 횡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신흥국 증시가 힘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점차 본격화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지난 19일과 20일 각각 212억원과 1275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데 이어 23일에도 42억원을 소폭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59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23일 장중 1940선을 위협했던 코스피는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일 대비 7.58포인트(0.39%) 상승한 1955.25로 장을 마쳤다. 그동안 단기적으로 낙폭이 컸던 의약품, 전기가스업 부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제약 업종의 강세로 이날 코스닥은 전일 대비 6.08포인트(0.89%) 상승한 691에 장을 마쳐 나흘 만에 690선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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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환진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