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차를 구입한 후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니 연식, 주행거리가 비슷한 차량들이 100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었다. 송씨는 억울했지만 환불하거나 차액을 받을 방법이 없었다.
중고차를 사고팔 때 송씨처럼 사실상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KB금융그룹의 자회사인 KB캐피탈이 고객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중고차 시세' 제공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
KB캐피탈(대표 박지우)은 이달 1일부터 중고차 시세 제공 및 매매 플랫폼인 'KB차차차'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KB국민은행이 제공하는 'KB부동산시세'가 은행 대출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등 시장에서 높은 신뢰도를 얻고 있는 것처럼 KB캐피탈도 앞으로 'KB중고차시세'를 중고차 거래의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박지우 KB캐피탈 대표는 "고객들에게 신뢰받는 부동산 시세를 오랫동안 제공해 온 KB금융그룹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고차시장에서도 가장 신뢰받을 수 있는 시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그동안 미끼·허위상품이 횡행했던 중고차시장에서도 고객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 풍토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B캐피탈이 이번에 선보인 'KB차차차'는 중고차의 정확한 시세를 확인한 뒤 바로 차량 구입이나 판매까지 가능한 온라인 토털 서비스다. KB차차차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에 차종, 주행거리, 연식, 사고 유무, 색상 등 차량 정보를 입력하면 적정 가격이 표시되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가 제공하는 시세는 중고차를 살 때(구매가)와 팔 때(판매가) 두 종류로 나뉜다. 먼저 차를 사는 경우에는 해당 딜러(중고차 판매상)가 내놓은 가격이 적절한 가격인지 확인할 수 있는 최소·최대 범위가 제시된다.
예를 들어 위 사례의 송씨가 아반떼 차량 정보를 입력하면 최소 900만원, 최대 1100만원 같은 적정 가격 구간이 제시된다. 송씨가 'KB차차차'를 활용했다면 해당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는 가격(1500만원)일 때 거래를 피해야 한다는 것을 미리 감지할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이 타던 중고차를 판매할 때는 차량 정보만 정확히 입력하면 범위뿐만 아니라 적정 판매가까지 지정해준다. 예를 들어 본인 차량이 '2013년식 흰색 스포티지'라면 적정 판매가로 '1750만원'이 제시된다. 여기에 산출된 시세(1750만원) 이상으로 차량을 매입하려는 딜러와 책임지고 연결해주는 '매도가 보장' 서비스까지 제공해 적절한 가격에 빠른 차량 매각이 가능하다.
KB캐피탈은 1년 이상 준비 과정을 거쳐 중고차 거래 빅데이터를 분석해 신뢰도 있는 중고차 시세 알고리즘을 만들어냈다. 다른 중고차 시세 사이트와 달리 허위매물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회원사들의 실제 거래가를 기반으로 시세를 산출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개인 판매자나 딜러의 차량 등록이 가능한 SK엔카, 보배드림 등 다른 중고차 판매 사이트와 달리 KB차차차는 KB캐피탈이 회원사로 인증한 중고차 매매상사만 매물을 등록할 수 있다. 서비스 시작 단계에서 회원사는 460여 개인데, 최종적으로 1000개 상사의 회원 등록을 목표로
KB차차차는 '허위매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헛걸음 보상' 제도를 도입했다. 사전에 예약한 매물이 없거나 사이트에 등록된 정보와 실제 차량 상태가 크게 다른 경우 일정 금액을 보상한다. 이외에도 '환불보장' 제도를 도입해 단순 변심인 경우에도 구입 후 3일간 환불이 가능하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