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올해 1분기(1~3월) 잠정 순이익은 2326억원으로 전년 동기(1343억원) 대비 73.2% 증가했다.
대출금 확대에 따라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이 순이익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저축은행 업계의 이자이익이 올해 1분기 7200억원으로 전년 동기(5542억원) 대비 29.9% 증가했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영업이 확대되면서 자산이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 업계의 총자산은 45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43조9000억원) 대비 4.2% 증가했다. 특히 자산 중 대출금이 올해 1분기 37조6405억원으로 지난해 말(35조5828억원) 대비 5.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성과 함께 자산건전성까지 좋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업계의 올해 1분기 현재 총여신에 대한 연체율은 8.6%로 지난해 말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비율 역시 9.5%로 지난해 말 대비 0.7%포인트 낮아지면서 좋아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각 저축은행이 최근 부실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더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은행 대출심사가 엄격해지면서 서민층 고객들이 대거 제2금융권으로 넘어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을 대상으로 올해 2월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저신용·저소득층이 제2금융권으로 옮겨 가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최근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15조223억원으로 2006년 말 이후 9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권에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매달 원리금을 갚아야 하지만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은 이러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저축은행이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길었던 암흑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 둔화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하락할 수 있고
윤창의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은 "올해 하반기 은행권에서 중금리 대출상품이 나오면 저축은행과 다른 금융회사 간 경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