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활기를 잃은 가운데 삼성전자만 나홀로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들어 삼성전자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어 작년 11월 이후 7개월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그룹에 투자한 펀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삼성전자 한 종목 주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96조 8680억원(3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 전체 시가총액 1258조 2200억원의 15.6%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15.5%를 넘은 것은 작년 11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이달들어 3거래일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86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4981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 무려 37%가 삼성전자 한 종목에 투자된 셈이다. 덕분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3거래일동안 6.5%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는 외국인의 대량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0.1% 상승하는 데 그치며 1980선에 머물렀다.
이경민 대신증권 글로벌전략실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로 외국인 순매수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여타 업종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해지는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삼성전자 덕분에 코스피가 추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부진할 경우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상승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이달 들어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일 주가가 하락한 종목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 코스피에 상장된 종목 885개 중에서 주가가 전일 대비 하락한 종목이 지난달 31일 262개에서 이달 1일 363개, 2일 421개, 3일 434개로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아닌 종목에 투자한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한 종목의 흐름은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주 펀드는 삼성전자 주가 등락에 따른 수익률 변동폭이 더욱 크다. 국내 운용 중인 삼성그룹주 펀드는 모두 3조9000억원으로 테마형 펀드 가운데 설정액 규모가 독보적이다. 최근 3년간 1조5000억원이 유출됐음에도 여전히 국내 중소형주 펀드 전체(3조5800억원) 보다도 규모가 크다.
특히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포트폴리오 비중이 결정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삼성전자 주가가 수익률로 직결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비중이 가장 큰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ETF’의 경우 삼성전자가 6% 이상 오른 (5.30~6.2) 4거래일을 포함한 지난주 수익률이 2.84%에 달했다. 해당 ETF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6.17%에 달한다. 삼성전자 비중이 24.89%인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ETF 역시 같은 기간 2.74% 수익률을 올렸으며 코스피100·200 반도체 등 추종지수 구조상 삼성전자 비중이 높은 ETF들이 대부분 1.5~2.0%대 성과를 나타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단기간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가 드물고 지속적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 대형주 중심의 액티브 펀드들이 변동성 축소 차원에서 무조건 담는 종목이었다”며 “그러나 4년 가까이
[배미정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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