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결제를 주로 이용하는 직장인 A씨는 결혼식에 갈 때면 축의금을 인출하기 위해 주변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는다. 하지만 A씨는 요즘 ATM을 찾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는다. 1층에 있던 ATM이 2층으로 재배치된 경우가 있는가 하면 기기가 아예 사라진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 소비자들 주변에서 ATM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TM이나 CD 등 은행권 자동화기기가 2013년 말 5만5513대에서 2014년 말 5만3562대로, 2015년 말에는 5만1115대로 줄었다. 2년 만에 전국에서 무려 4398대가 사라진 것이다. ATM이나 CD 등 자동화기기가 과거에는 소비자 주변에 어디에나 있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공중전화 박스 신세처럼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스마트폰에 익숙한 20·30대 금융 소비자를 중심으로 간편 송금이나 입출금 등 모바일 뱅킹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지점에 설치돼 있는 자동화기기의 이용 건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뱅킹 이용 건수는 하루 평균 5097만9000건으로 작년 4분기보다 561만8000건이 증가했다. 하루 평균 스마트폰 뱅킹 이용 건수도 201
4년 4분기 3549만8000건에서 작년 1분기 4012만5000건으로 늘면서 4000만건을 넘어섰다.
은행 입장에서도 더 이상 자동화기기를 운영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 자동화기기로 얻는 수수료 수입보다 관리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ATM 한 대에서 연간 16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