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코스피가 오랜만에 급등했다. 브렉시트 우려로 그동안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72포인트(1.42%) 오른 1981.12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21.03포인트(1.08%) 오른 1974.43에 출발해 줄곧 강세장을 유지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지을 국민 투표가 오는 23일(현지시간) 예정돼 있지만 브렉시트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그동안 관망세를 보였던 투자자들이 일제히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앞서 코스피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브렉시트 우려에 일희일비 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
영국 여론조사업체 서베이션은 지난 17∼18일(현지시간) 성인 1001명을 상대로 전화조사를 한 결과 EU 잔류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45%로, EU 탈퇴 지지(42%)보다 3%p 앞섰다고 발표했다.
이번 여론 조사 결과대로 영국이 EU에 남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그 결과가 나오는 24일 이후 국내 증시는 또 한번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완화된 대외 환경 등으로 3분기 코스피가 2180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투표 이후 결과가 나오기 이전까지는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고 영국이 EU에 남는다고 하더라도 불안 요소가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일 뿐 사라진 것이 아닌 만큼 제한적인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언제든지 재발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3일 브렉시트 투표에서 잔류가 결정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안도감이 유입될 것”이라면서 “코스피도 2000선 회복시도가 가능해 보이나 이를 계기로 글로벌 증시가 상승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압도적인 표차가 아니라면 영국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휩싸일 수 있다”면서 “브렉시트 이슈는 투표 결과에 따라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영국, 글로벌 금융시장의 잠재적 리스크로 자리잡을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다.
또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은 G2(미국, 중국)경기와 금리인상이슈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브렉시트 이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즉, 영국이 EU에 잔류할 경우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진다.
그는 “결국 영국의 EU잔류는 글로벌 증시, 코스피의 단기 안도랠리 동력이 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라면서 “안도랠리를 기대하고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위험자산 비중 축소, 포트폴리오 안정화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건설업, 철강금속, 증권, 의약품, 은행, 전기가스업 등은 2% 넘게 뚜었고 금융업, 운송장비, 화학, 섬유의복, 유통업, 제조업, 보험, 기계 등도 1%대 강세를 보였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13억원, 117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인 반면 개인은 1825억원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316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역시 대부분 강세 흐름을 보였다. SK하이닉스, POSCO, LG화학 등은 3%대 상승 마감했고 한국전력, 현대모비스, 삼성물산, 신한지주, KT&G 등도 2% 이상 올랐다. SK텔레콤은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이날 지에스인스트루는 재차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무려 닷새 연속 상한가에 마감했다. 이 기간 주가는 4배 가까이 뛰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상한가를 기록한 지에스인스트루, 지코, 부산산업을 포함해 658개 종목이 올랐고 169개 종목은 떨어졌다. 하한가 종목은 없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0.09포인트(1.49%) 오른 688.9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갑을메탈, 대아티아이, 우원개발 등 3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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