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카카오 ◆
지난 15일 싱가포르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코스닥 글로벌 IR 콘퍼런스'에서 만난 최용석 카카오 IR담당 이사는 40여 곳에 달하는 기관투자가들과 만나며 카카오의 향후 전략을 이같이 설명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카카오는 대장주답게 이번 코스닥 글로벌 IR 콘퍼런스에 참여한 16개 코스닥 기업 중 가장 많은 기관투자가로부터 미팅 러브콜을 받았다.
특히 국외 투자자들은 경쟁사인 네이버가 자회사 라인을 기업공개(IPO)하는 등 국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반해 카카오가 어떤 전략을 펼칠지 궁금해 했다. 최 이사는 "카카오도 인도네시아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패스를 영위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면서도 "국외 진출에 적극적인 네이버와 달리 국내 사업 확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포털, 검색 비즈니스 중심에서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고 있는 단계"라며 "네이버가 라인에 투자한다면 카카오는 O2O 서비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지난달 말 출시한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를 포함해 올해 하반기 헤어숍, 주차, 홈클린 같은 O2O 서비스를 줄줄이 제공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드라이버를 비롯한 신규 O2O 서비스가 성공을 거둘지에 대해 아직 '물음표'를 거두지 않고 있다. 카카오드라이버는 출시 이후 수수료와 가격을 두고 대리운전 기사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는 데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수익모델이 없는 카카오택시가 빠른 속도로 정착한 반면 수수료 체계를 도입한 카카오드라이버는 정착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O2O 서비스가 향후 실적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아직 미지수라 시장도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카카오의 주가는 작년 7월 14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실적 악화로 올해 초 9만원까지 추락한 후 10만원대 안팎에서 주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이사는 "카카오드라이버 수익은 3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카카오택시를 비롯한 다른 O2O 서비스의 수익모델은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카카오의 매출 성장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사업 부문은 모바일 게임이다. 올해 1분기 게임플랫폼의 매출액은 70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3% 증가해 전년 동기 수준을 회복했다. 올해 3월 북미와 유럽시장에 출시한 PC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의 흥행으로 온라인 게임 매출이 대폭 증가한 덕분이다.
반면 걱정거리는 실적이 가장 부진한 광고플랫폼 부문이다. 지난 1분기 카카오의 광고플랫폼 매출은 12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으며, 전분기 대비로는 16% 감소했다. 특히 온라인 부문 광고 매출이 전년과 전분기 대비 20% 이상씩 감소하면서 타격이 컸다. 황승택 연구원은 "그동안 광고플랫폼을 통합하고 광고주풀을 재정비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는데 그 성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올해 2월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실적은 2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기존 카카오뮤직과 로엔의 사업영역이 겹친다는 지적에 대해 최 이사는 "로엔 멜론 서비스가 스트리밍 위주라면 카카오뮤직은 배경음악이 위주라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앞으로도 우수한 스타트업
[싱가포르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